피에르 술라즈

10.2 - 2011.1.17
베를린 마틴그로피우스바우


지난 해 90세 생일을 기념하여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근 65년에 걸친 창작세계를 회고전으로 소개했던 세계적인 프랑스 추상화가 피에르 술라즈(Pierre Soulages, 1919 - )의 작품들 80여 점이 이곳 베를린에 도착했다. 작은 붓 대신에 넓은 밑칠 붓을 즐겨 사용하던 술라즈는 1979년부터는 검정색에 내포된 비밀을 발견하고는 그 이래 30년이 넘도록 검정색 그림만을 그려온 작가이다. 종이위에 힘있게 그어진 검정색 선, 면 속에 홀연히 반사되어 아물거리던 빛. 평면의 그림 위에 공간감으로 내재하던 반사광에 사로잡힌 그는 회화의 화풍과 양식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명령을 받아, 자신이 지칭한” 검정색 저 너머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양하게 반사된 빛을 그의 화폭에 담아왔다. 작업초기부터 관객들이 자신의 추상화 속에서 연상할 수 있는 상상의 세계를 피력하지 못하도록 작품의 타이틀마저도 포기한 술라즈, 마치 자신이 작업을 할때 그림앞에 홀로 서 있듯이, 관객들도 그런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