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리히터 : 한 세대의 그림들

2.5 - 5.15
함부르크 부체리우스쿤스트포룸


흔들린 그림·추상화·조각·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엄청난 작품들을 제작하여 21세기의 피카소라 불리는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는 캐피탈 잡지의 쿤스트콤파스에서 꾸준히 세계 랭킹 1, 2위를 지켜오는 독일이 자랑하는 화가이다. 1961년 구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와, 소비와 자유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색다른 모습을 접한 리히터는 1963년 뒤셀도르프 아카데미 친구들 콘라드 뤽, 시그마 폴케와 함께 ‘자본주의적 사실주의’를 주창하고, 자본주의의 물질만능 풍조의 실상을 비판하고자 대중매체에 실린 이미지들을 확대하여 그리기 시작한다. 질주하는 자동차, 휴가여행 등 꿈과 열망이 담긴 당시의 모습들 외에도, 지울 수 없는 과거, 정치적인 사건들이 더해지고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사진들 등 주위의 평범한 모습들이 다뤄지는데, 이들은 대부분 무채색인 회색톤으로 확대 묘사된다. 단지 사진의 특징인 선명도를 배제한 촛점이 맞지않은 흔들린 그림들로.
이 전시를 기획한 전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관장 우베 M. 쉬네데는 이러한 그의 그림들 속에 내재된 흘러간 시간들에 관심을 갖고 그 사실에 중점을 두어 이번 전시의 초점을 맞추었다. 리히터를 통해 걸러진 독일의 60, 70년대의 시대상이 회색톤 그림들 50여 점 속에서 재조명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