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7 저녁 7시 - 10. 8. 아침 7시 파리시
문자 그대로 ‘밤을 지새운다’는 의미의 뉘 블랑쉬, 즉 ‘하얀 밤’은 파리시가 주최하는 하루 밤 사이의 축제다. 2002년 처음 시작돼서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샹제리제, 마레 지구 등 파리 시내의 6구역에서 각각 수 십 개의 프로그램들을 마련해 평소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갈 여유가 없었던 파리시민들이 무료로 현대미술 전시도 보고 아울러 퍼포먼스나 연주회 등과 같은 스펙터클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의 민주화’를 실현한다는 매우 야심적이고 생산적인 목표와 함께 ‘밤샘 문화 축제’ 혹은 ‘밤샘 예술 파티’라는 매력적이고 참신한 컨셉이 상승 작용해서, 이미 로마, 마드리드, 브뤼셀 같은 다른 도시들이 이 축제를 본 딴 행사들을 기획했고, 올해는 뉴욕과 도쿄까지 가세한다고 한다. 미술 축제치고는 사실 너무 짧은 시간이고 그러다 보니 한꺼번에 엄청난 사람들이 몰리기 마련이라 - 올해는 150만 명이 밤샘에 참여했다고 한다 - 특히 미술 전시의 경우 이 축제의 취지가 정말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과적인 기획의 묘가 요구되는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오랑주리, 1934 : 리얼리티 화가들
11.21 - 2007.3.5 오랑주리미술관
6년 동안의 오랫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오랑주리 미술관이 지난 5월 재개관을 했었다. 특히 모네의 작품 <수련>이 있는 전시실이 화가 자신의 애초 구상에 의거해서 다시 보수됐다고 한다. 미술관의 반을 특별전 전시실로 사용할 예정인데, 재개관 첫 특별전으로 과거에 오랑주리가 준비했던 특별전들 가운데 1934년 폴 자모(Paul Jamot)와 샤를 사터링(Charles Sterling)에 의해 기획된 “17세기 프랑스의 리얼리티 화가들”을 새롭게 재구성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과거와 미래 사이의 상징적인 끈을 연결한다는 의미를 두고 있다. 과거 이 전시는 17세기 프랑스 미술을 심도 있고 지속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 특히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라는 어둠 속에 오랫동안 묻혀있었던 ‘빛의 화가’를 대중이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했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강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던 전시로 평가 받고 있다.

윌리암 호가드전
10.20 - 2007.1.8 루브르박물관
루브르박물관이 ‘아카데믹한 관습에서 벗어난 최초의 영국 화가’로 알려진 윌리암 호가드전을 갖는다. 사실 영국에서 위대한 예술가로 이름을 남겼던 화가들이 게르만계 아니면 플랑드르계 출신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호가드야 말로 최초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된 영국 출신 화가라고 할 수 있다. ‘위대한 역사화’라는 회화의 구속에서 벗어나 ‘모던한 역사화’를 개척한 그는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향유할 수 있는 예술을 추구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자신의 그림을 판화라는 복제 수단을 통해 싼 값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회화사에 획기적인 장을 긋기도 했다. 사실 그의 판화는 전 유럽에서 대단한 인기와 성공을 거두었다. 1735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호가드법’으로 저작권 보호법의 기원을 만들 정도로 호가드는 시대적 변화에 매우 민첩하게 대처한 명민한 화가였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당시 영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새로운 소설 쓰기 방식이었던 여러 장들로 나뉘어진 소설의 구성을 회화에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시각문화를 만들기도 했다.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함으로써 감상자의 상상력이 마치 소설을 읽을 때처럼 시리즈의 연결에 적극적으로 작용하게 만들었다. 전시에 소개된 40점의 회화와 45점의 판화를 통해 경제적 성장이 절정에 달했던 영국의 사회적 변화와 일상적 삶의 모습을 노골적이고 풍자적으로 반영된 호가드 특유의 회화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