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예술이야기-독일



베를린에 찾아온 예술가을 06
9.15 - 10.15 베를린 시, 아트포룸 베를린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예술단풍으로 한창 물이 들어 있다. 베를린을 세계가 인정하는 예술도시로 만들자는 모토아래 진행된 전시 프로젝트 “예술가을” 은 올해 이미 10회의 생일을 맞는다.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는 마다하고 국회의사당과 거리에 이르기까지 21세기에 걸 맞는 다양한 작품들의 전시들이 활발히 열리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초에는 십 년 동안 꾸준히 제자리를 지켜온 동시대 젊은 작가들의 미술시장 아트 포룸 베를린(9.30-10.4)이 열렸었다. 갤러리 120여개가 참가한 이 미술시장은 개장도 하기 전에 문전성시를 이루던 바젤의 아트페어 분위기와는 다르게 차분한 편이었으며 국제적으로 유명한 갤러리들의 참여가 줄어든 추세였다고 한다. 그 이유로는 아마도 런던에서 동일한 미술시장의 성격으로 열리는 프리즈 아트페어(10.13-10.17)의 영향을 들 수 있겠다. 예년에 비해 다른 점이라면 조각이 눈에 두드러지게 많이 등장을 했다는 사실이다.





프란시스 베이컨-사실적인 것의 폭력
9.16 - 2007.1.7, 뒤셀도르프 미술관 K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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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중서부에 위치한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의 수도인 뒤셀도르프에서는 4년마다 열릴 크바드리엔날레를 올해 처음으로 개최했다. 예술 속에 표현된 신체를 주제로 하는 이 행사에 안성맞춤 격으로 쿤스트 잠믈룽 K20에서는 영국이 자랑하는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천식환자로 태어난 베이컨이 평생 겪어야 했던 고통, 상처와 절망으로 가득 찬 삶에 대한 고백은 근 반세기를 채우는 그의 작업과정 속에서 변형된 인체로 표현되어 나타난다. 고통을 참지 못해 비틀리고, 소멸되어가듯 생략되거나 아니면 씨름을 하듯이 얽히고 설켜서 정확하게 알아볼 수 없는, 그리고 주로 앉아서 움직이며 비명을 지르는 인체의 극적인 표현들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들을 대언한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혼자이며 주위에서 고립되어 있고 쉽게 해명할 수 없는 무대와 비슷한 공간에 갇혀 있는데 아마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인간의 모습을 제시하는 듯 하다. 회화 64점 외에도 벨라스케즈와 반 고호의 작품 사진들, 19세기말의 영국사진작가 무이브릿지의 다양한 연속사진 등 베이컨이 소유했던 여러 사진들도 함께 전시되는데, 이로서 관객은 그 사진들에 매료되었던 베이컨의 관심을 다시금 그의 그림들 속에서 쉽게 읽어볼 수 있다.





후안 문뇨스-내 내면의 방들
10.14 - 2007. 2.4 뒤셀도르프 미술관 K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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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조각가 후안 문뇨스(1953-2001)가 그의 작품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5년이 된다. 80년대 중반 그는 “이야기하는 조각”을 만들기 시작, 당시에 뜸했던 구상조각을 다시 부활시킨 작가중의 하나가 된다. 또한 90년대에는 그의 설치 작품에서 인체와 공간의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함을 고조시켜 보여준다. 축소 제작되어 높은 벽에 설치된 호텔 간판과 발코니, 계단의 단편적인 형태, 정원의 철문 등은 인간부재의 단지 건축적인 형태들 이지만 그 형태들은 이미 거기에 있었거나 그 주위 어딘가에 있을 인간을 암시해 준다. 이렇게 인간의 느낌과 상상이 충전된 공간형성을 핵심으로 하는 그의 설치작업을 통해서 텅 비었던 전시공간은 직접 체험한 경험들 즉 과거 기억을 불러내는 방들로 변해간다.
전시실에서 만나는 입술을 움직이며 쉼이 없이 무언의 독백을 하는 사람, 100명이 넘게 복제된 자신의 또 다른 자신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서있는 발이 없는 사람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며 부유하는 우리들의 초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30여 점이 넘는 조각과 공간설치작품들, 드로잉, 사진 그리고 청각을 위한 소리작업들이 함께 기획된 이 문뇨스의 회고전도 위에서 언급한 크바드리엔날레의 한 일환이다.





* 미술관 K20은 Kunst des 20.Jahrhunderts. Kunstsammlung Nordrhein-Westfalen라는 약자이며 20세기의 예술(Kunst),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소장품을 의미.
** 미술관 K21 Kunst des 21.Jahrhunderts. Kunstsammlung Nordrhein-Westfalen 약자이며 21세기의 예술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