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딜롱 르동 : 꿈의 왕자

3.23 - 6.20
파리 그랑팔레국립갤러리


현실과 객관성이 지배하던 시대에 신비와 잠재의식의 세계에 탐닉했던 화가 오딜롱 르동(Odilon Redon)은 세기말 유럽의 예술계를 주도했던 예술가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나비파와 야수주의의 젊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상징주의 미술의 창시자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초현실주의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그 동안 시카고·런던·프랑크푸르트 등 외국에서는 몇 차례 대규모 개인전이 개최된 적은 있었지만, 정작 프랑스에서는 1956년 오랑주리미술관에서의 전시 이후로 처음 열리는 회고전이란 점에서 기대가 되는 전시다.

180여 점의 회화 작품을 비롯해, 파스텔·목탄·데생·판화 등 상당한 양의 작품들이 공개돼, 불안한 ‘흑색시대(Noirs)’에서 밝고 다채로운 색상들로 가득찬 후기의 대형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어두움에서 빛으로 전개됐던 르동의 작품 세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르동은 1899년 이후에는 대규모의 장식 벽화들을 제작하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르동의 후원자였던 로베르 드 도메시(Robet de Domecy)를 위해 제작한 벽화가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원래 화가가 구상했던 바 그대로 재구성됐다. 보나르, 뷔이야르, 마티스, 그리고 야수파 화가들이 경의를 표했던 화가, 르동의 예술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