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사사로운 것 : 오토 딕스, 조지 그로스와 신즉물주의

2.16 - 5.15
본 미술관


‘감정은 사사로운 것이고 고루한 것’이라며 이성을 강조하던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견해(1926)처럼 암울한 독일 시대상을 감정과 감성이 통제된 냉철함으로 현실을 기록하듯 그려낸 작가들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후 출범한 바이마르공화국(1919-1933)시대에 활동했던 신즉물주의 작가들이다. 신발가게 앞을 지나는 네 행인. 신발가게가 무색할 정도로 앞의 둘은 목각으로 걷고, 네번째 인물은 다리가 없어 휠체어에 앉은 세 번째 인물을 밀어주고 있다. 오토 딕스(Otto Dix)의 동판화 장면이다. 조지 그로스(George Grosz)는 이 세상이 흉측하고 병들고 거짓투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했다.

두 작가를 위시한 여러 작가들은 이렇게 자신들이 겪은 1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그 후 정치, 경제의 위기, 그에 따른 사회의 불안, 부정부패, 인간의 욕망 등을 있는 사실 그대로 적나라하게 그려서 불공평한 세상을 비판하고 고발한다. 그 밖에도 균형 있고 조화로운 안정된 세계에 대한 갈망을 추구하면서 보편적인 일상의 모습·인물·정물들을 클로즈업하되 아주 냉정하고 예리한 묘사력으로 표현한 작가들도 있는데, 침대 위에 누워있는 애인의 반신상을 그리며 손톱만큼의 감정도 이입하지 않은 크리스티안 샤드(Christian Schad)를 그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이 전시에서는 베를린의 쿠퍼슈티히카비넷(Kupferstichkabinett)과 유수의 소장들에서 옮겨온 40여 명의 작가들의 수채화·드로잉·판화·유화 작품들 130여 점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