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그림자

6.29 - 9.11
파리 유럽사진의집


본격적으로 포토저널리즘의 시작을 보여줬던 1936년 스페인 내전부터 2006년 레바논 전쟁에 이르기까지 지난 70년 동안 전쟁을 다룬 르포타주 사진 가운데 대중의 기억 속에 가장 깊이 각인됐던 90여 점의 사진들이 베로네지 재단(Fondazione Veronesi)이 벌이고 있는 ‘평화를 위한 과학’이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돈 맥컬린(Don McCullin), 로버트 카파(Robert Capa), 질 페레스(Gilles Peress), 제임스 나흐트웨이(James Nachtwey), 세바스티앙 살가도(Sebastiaa Salgado) 등이 남긴 보도사진가들 기록적 가치뿐만 아니라 상징적 힘을 갖는 우리 시대의 ‘아이콘’들이 됐다.

이번 전시는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던 전쟁, 지금 이 시간에도 여러가지 명분을 빌미로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역사와 현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될테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세상에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릎쓰고서까지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든 보도사진가들의 용기와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울 수 있다는 신념, 혹은 ‘타인의 고통 앞에서’ 사진가가 취하는 방관자적, 혹은 관음적일 수도 있는 거리에 대한 논쟁,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이젠 이미지의 폭력에 무감각해져버린 현대인과 그로 인해 점점 더 자극적인 이미지를 요구하는 미디어 시장의 메커니즘, 그리고 무엇보다 르포타주 사진이 ‘예술작품’이 되고 있는 최근의 현상 등 결코 명쾌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문제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