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6.4 - 11.27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제 54회 베니스비엔날레의 황금 사자상을 받은 독일관을 들어서면 전시장 공간이 아닌, 교회 내부가 눈앞에 펼쳐진다. <내 안에 있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의 교회>란 이 설치작업은 폐암판정을 받았던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Christoph Schlingensief 1960-2010)가 한쪽 폐 제거수술을 받고 난 후인 2008년에 제작한 동일한 제목의 <플럭서스 오라토리오>의 무대배경이었다. 베니스를 위해서 슐링엔지프는 관객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등,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작업, 즉 수영장과 사우나를 곁들인 독일 웰니스센터 프로젝트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 프로젝트의 실현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슐링엔지프를 추천한 갠스하이머(Gaensheimer) 프랑크푸르트 암마인현대미술관장은 작가의 부인을 비롯한 지인들의 협력하에 슐링엔지프의 자서전적인 작품 <내 안에 있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의 교회>의 무대를 전시관 중앙 공간에 설치하기로 하고, 영화관으로 변한 양 옆의 한 공간에선 작가의 작업발전 과정을 제시하는 그의 영화 여섯 편을 상영하며, 다른 공간에선 아프리카 오지에 학교와 병원시설을 포함한 오페라마을을 세우고 있는 그의 계획들을 소개할 것을 결정했다. 살고 싶지만 죽어야만 하는 삶, “왜 하필이면 나예요? 하나님 왜 꼭 날 데려가시려나요?”라는 독백과 함께 도래할 자신의 장례식을 미리 연출한 슐링엔지프의 이 두려움의 교회에서는 우리 모두가 안고 사는 삶의 불확실성과 그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앞에 처한 인간의 무기력함을 잠깐이나마 인식할 수 있고 내려놓을 수 있다. 투병중에도 연출가·연극배우·영화감독·정치적 색상을 띤 행위예술가 등 총체예술가로서의 삶을 꾸준히 추구해왔던 슐링엔지프. 예술장르의 경계해체, 예술이 내포해야할 사회적 차원과 사회문제에 대한 관련성의 강화가 그 어느때보다도 시급하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삶을 직접 예술 속에 담고, 예술로 세상을 바꾸고자 시도했던 그의 노력의 씨앗이 세상에 알려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