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 12.31
파리 모네드파리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돈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 없이는 어떤 예술도 존재할 수 없다. 예술과 돈은 서로가 서로를 묶고 있는 끈을 끊지 않은 채 오랫동안 다양한 형태로 그 관계를 지속해 왔다. 메세나·컬렉터·권력가의 돈은 미술사 속에서 위대한 예술을 가능케 했던 물질적 후원이 되기도 했지만, 반대로 지배 이데올로기를 위해 봉사하는 타락한 예술을 만들기도 했다. 연말까지 공사로 문을 닫게 된 모네드파리는, 예술과 돈이라는 약간은 불편하지만 필연적인 관계를, 현대 미술이 과연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가를 테마로 가상전을 기획했다.
앤디 워홀, 이브 클랭, 소피 칼, 바바라 쿠르거, 뱅 보티에 등 현대 미술가들에게 있어서 돈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렸던 풍경처럼, 일상적이고 그래서 중요한 소재가 됐다. 돈은 더이상 예술의 순수함과 자율성을 더럽히는 터부가 아니라 소비사회의 주인이자 노예가 된 현대인과, 모든 것이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현대 미술가들이 그러한 돈에 던지는, 때론 비판적이고 적대적이며, 때론 도발적이고 매혹적이기까지 한 다양한 시선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