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의“The Air is on Fire”
3.3 - 5.27 카르티에 현대미술 재단

블루 벨벳이나 트윈 픽스로 유명한 컬트영화 감독 데이비드 린치의 개인전인 파리의 카르티에 현대미술 재단에서 열리고 있다. 사실 린치는 영화감독이기 이전에 조형예술가이다. 어렸을 적 화가가 되는게 꿈이었던 그는 펜실베이니아 조형미술 아카데미에서 제대로 미술교육을 받았던 미술학도였다. ‘움직이는 이미지’에 매료됐던 것도 이때부터이다. 1970년부터 본격적으로 필름 제작에 전념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한 번도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일을 중단한 적은 없었다. 간혹 자신의 작품을 전시를 통해 소개하긴 했었지만,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인으로서의 린치는 감독뿐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 무대 장식가, 특수 효과 제작자, 음향 엔지니어에다 배우로서 몇몇 작품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모든 영역을 넘나드는 재능과 열정을 보여 왔는데, 이런 다형다질적 성향은 이번 전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회화, 사진, 데생, 종이작업, 설치, 그리고 특별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음향에 이르기까지 ‘토탈 아트’ 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만큼 그는 다양한 방면에 호기심이 많은 왕성한 창작 열기의 소유자다. 전시 디스플레이 역시 그가 직접 연출했다. 전통적인 나래이션 기법 대신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충동, 묘한 불안감, 잔혹성 그리고 에로티즘 등 그의 영화 전반에 나타나는 아방가르드적 실험과 시도는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와 같은 20세기 초반의 미술사적 문맥으로 해석된다. 영화의 연장일수도 혹은 영화의 원천일 수도 있는 그의 조형 작업들 역시 표현주의자들과 초현실주의자들이 바라 본 나약하고 모순에 가득차 있으며 분열되고 위태로운 위기의 인간상을 반영하고 있다.




퐁피두센터 개관 30주년 기념전, 파리의 대기
4.25 - 8.15 퐁피두센터

1977년 1월 31일 개관한 퐁피두센터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파리의 대기>는, 퐁피두센터 개관 기념전으로 1977년 기획됐던 마르셀 뒤샹의 회고전에 소개된 작품 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두 파트로 구분되는데, 파리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담당했었거나 혹은 파리에 거주하면서 작업을 해왔던 73명의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먼저 마르셀 뒤샹, 골든 마타-클락, 레이몽 행스, 장-뤽 물렌, 다니엘 뷔랭 등 퐁피두센터의 역사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던 58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하는‘예술’섹션은 예술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 파리의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변형과 그것이 야기했던 새로운 시공간적 의식을 보여준다. 아울러 환경 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 특히 도시 공간 속에서의 개인의 위치와 재정 의에 대한 문제들 역시 제기된다. 그리고 건축, 디자인, 조경 섹션은 파트릭 블랑, 질 클레망 등과 같은 건축가와 디자이너 그리고 조경 예술가들이 현재와 미래의 거대도시에 투사하는 상상의 세계를 재현한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 파리의 중심에서 지난 30년 동안 그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퐁피두센터는, 올해 말 상하이와 내년에는 프랑스의 지방 도시 메츠에 분관을 열게 되면서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또 다른 정치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야심에 찬 계획을 내놓았다.




필립 펄스타인(Philip Pearlstein)전
3.3 - 4.13 파리 다니엘 탱플롱 갤러리

미국에서 신구상주의의 대가로 평가 받고 있는 필립 펄스타인이 9년 만에 파리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강한 조명을 받고 있는 피사체를 줌으로 바짝 끌어당기고 프레임을 과감하게 처리한 사진처럼 그림 속의 모델은 인공적인 산광 아래서 다분히 연극적이고 인위적인 나체를 드러낸다. 모델의 머리가 프레임에 의해 잘려져 나가거나, 몸은 뒤틀리고, 손과 발의 크기는 정상적인 비율에서 벗어나 있으며, 원근법은 왜곡된다. 그래서 그림 속의 공간은 매우 비좁아 보인다. 마치 현실은 그것을 다 담아 내기에 너무 벅차고, 삶이란 그것을 캔버스 크기로 축소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추상하기 어려운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