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미술관의 기획전 <러시아의 사계>(2006.12.21 - 2007.5.10)는 19, 20세기 러시아 작가들이 표현한 러시아의 계절을 주제로 하고 있다. 기다란 전시실을 지나 로비에서 러시아의 사계를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함께 슬라이드로 감상하기 위하여 의자에 앉을 때까지 네 계절은 입구에서부터 방에서 방으로 이어진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로 구성된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바닥에 설치된 영상물로 계절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움직인다. 각 방에 들어설 때마다 천장에 걸린 투명천 위에 투사되는 이미지가 눈을 끈다. 만개하는 꽃, 떨어지는 꽃잎 같은 낙엽, 쏟아지는 별 같은 눈에 이르기까지 각 계절의 이미지가 방의 성격을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근대 풍경화가들의 작품 속에서 생소한 이 설치작업은 기실기획자가 고안한 것으로 전시 안내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근대 러시아미술에서 풍경화를 계절로 해석해낸 기획전은 주제가 주제니만큼 다소 국가주의적인 성격을 띤다. 자연묘사와 문학성을 지닌 작가들인 러시아의 숲을 그린 시쉬킨, 시쉬킨의 제자이자 애수 어린 감상을 풍경화에 도입한 바실리예프, 러시아의 자연을 생생하게 표현했다고 평가받는 사브라소프, 러시아의 전형적인 생활상을 담은 폴레노프, 사브라소프와 폴레노프의 제자로 민족적 주제를 표현한 레비탄, 우크라이나의 광활한 자연을 담은 쿠인지를 비롯한 네스테로프, 오스트로우호프 등의 눈에 비친 러시아는 아름다운 풍광과 깃들여 사는 정감있는 민족에 초점에 맞추어져 엄청난 눈덩이 마저 따뜻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트레티야코프미술관
트레티야코프미술관은 우연히 판화 몇 점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수집가가 된 트레티야코프가 자신의 수집품을 국가에 기증하여 세운 미술관에서 시작하여 엄청난 양의 미술작품이 추가되어 국립 트레티야코프미술관으로 명명된 미술관이다. 2006년에 개관한 트레티야코프미술관 신관은 아직 조경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지만 러시아 근ㆍ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곳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바노프는 상트 페쩨르부르크의 미술아카데미의 교수였던 아버지와 함께 진보적인 지식인에 속한다. 데카브리스트에 대한 니콜라이 황제의 학살을 비판하는 시각을 그림에 계속 나타내던 이바노프는 위협을 받다가 24세에 로마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28년간 로마의 명화들을 모사하고 창작의 원천을 끌어내기도 하던 그는 20년간 <민중 앞에 나타난 그리스도>를 그리는 데 매진하였다. 300장이 넘는 에뛰드를 통해 완성된 이 그림은 이바노프의 역량을 알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학대 받는 민중과 교활한 권력자들을 드러낸 많은 그림들 덕에 고국에 돌아온 52세의 작가는 6주 만에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안은 채 급서했다.
‘이바노프전’(2006.12.19 - 2007.3.26)은 젊은 시절의 트레티야코프가 상트 페쩨르부르크에서는 팔리지 않았던 이바노프의 작품을 연민으로 모스크바의 경매에서 구입하였던 작품들을 포함한 여러 미술관과 개인 소장품을 보여준다. 근대기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타틀린이나 칸딘스키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공간에서 이바노프의 전시가 열린 사실은 러시아의 전통에 혁명적 색채를 부가한 작가의 성격을 더욱 확실히 이해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