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맨해튼 상부에 위치한 할렘 지역은 미국에서 흑인 문학과 예술의 독자성이 만개했던 1920년대의 문화 부흥기, 소위‘할렘 르네상스’의 진원지이다. 아폴로 극장을 비롯하여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흑인 문화 전문 기관이 다수 존재하는 할렘은 이제 흑인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과 신구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 용광로가 되었다. 현재 지역 개발로 또 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할렘 지역의 대표적인 미술기관과 전시를 소개한다.

사진 재현 박물관
5. - 6.3 트리플 캔디

미술가 부부 셀리 벤크로프트와 피터 네스벳이 2001년에 설립한 현대 미술 전문 비영리 기관인 트리플 캔디는 할렘에 거주하는 미술가들의 작품만을 소개하는 지역 특수 기관이다. 설립 초기에 자주 열었던 그룹전으로부터 최근에는 개인전 쪽으로 기획 방향을 전향 했으며, 다양한 문화 접목 및 폭넓은 관객 유치를 목표로 운영된다. 최근 기획된 전시‘사진 재현 박물관’은‘미술품이 없는 미술전시’를 지향하는 트리플 캔디의 전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민속미술, 전통 아프리카 미술, 중국회화, 미국 유럽 미술, 사진, 비디오 아트, 디자인, 건축, 영화 등 전 영역의 시각 문화의 복제 이미지 1,200여 점이 ‘서술 구상, 아르테 팝’, ‘프리미티모, 로코코’등 다섯 개의 이미지군으로 나뉘어 50핏트 길이의 대형 판막이에 밀집 부착되어 미술가의 양식사를 비유적으로 언급한다.




시간 기행의 철학
4.11 - 7.1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

40여 년 전에 설립된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은, 흑인 미술가 및 흑인 문화에 영감을 받은 미술 지향을 기치로 내걸고, 지역 특수성을 살린 기획 전시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에드가 알세노, 빈센트 갈렌 존슨, 올가 쿠몬두로스, 로드니 멕밀런, 매튜 스롤리 등 캘리포니아 아트 인스티튜트 동창으로 수년간 공동작업해 온 5명의 미술가는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 자체의 공간을 활용한 대형 설치작으로 미술사와 지역 안에 존재하는 시간성을 독창적으로 언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 컬트 영화에 등장한 동명의 허구 서적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작품은, 천장을 뚫고 바닥으로 비스듬이 관통한 거대한 기둥 구조가 내외부 공간을 연결하는 동시에 현재와 과거의 미술을 왕래하는 듯하다. 또한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작품으로 루마니아 탈구주 소재 1938년작‘영원한 기둥’을 형식적으로 이용한 이 작품은 역사의 유기체적 존재성, 역사의 사유 가능성이라는 독특한 가정에서 출발하여 결국 관객 스스로가 미술관과 미술사의 시간성을 대해 사유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스테레오타입과 휴먼타입 : 19-20세기 흑인 이미지
5.12 - 10.28 쉠버그 흑인 문화 센터

할렘의 중심 말콤 엑스 블루바드에 위치한 쉠버그 센터는 90여 개의 지역 도서관으로 구성된 뉴욕 공공 도서관 중 특수연구 도서관 4개 가운데 하나로서 흑인문화 전문 연구 도서관이다. 지난 5월 새단장한 모습으로 재개관한 쉠버그 센터는 흑인 이민사 등 흑인 역사와 문화에 관한 자료 소장으로 유명하며, 강당과 전시장을 보유하여 각종 공공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스테레오타입과 휴먼타입’전은 19-20세기에 걸친 흑인들의 이미지를 대중 매체와 예술 영역에서 통시적으로 고찰함으로써 인간의 왜곡상과 사회적 편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시이다.‘ 니그로’로 대변되는 흑인을 열등한 인종으로 의식하게 만드는 흑인 남, 여, 아동의 비인간적인 캐리커쳐, 특히 만화, 광고, 텔레비전, 영화 등 대중 매체나 대중 산업 속의 이미지가‘스테레오 타입’으로, 일상생활 속에 존재하는 흑인들의 진솔한 모습이 흑백 사진을 위주로 한‘인간적 유형’으로 나뉘어져 흑인 이미지를 양면성으로 관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