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

2006 화성행궁 안 미술전| 8.18-27. | 화성행궁 봉수당 

                                                          

 

                                                                                         김성호(미술평론가)

 

 

    

<화성행궁 안 미술전>은 올해 제 10회를 맞이하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초대 기획전으로 마련되었다.

역사적 전통의 공간과 현대미술이 맞닥뜨리는 유형의 전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 전시는 남다른 면이 없지 않다. 태생적으로 기능과 장식의 용도를 지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에 있어서 많은 부분 실내 지향적인 공예미술의 전통적 위상을, 이번 전시에서는 그 덩치를 키우고 야외설치를 감행하면서 순수 실험예술의 차원으로 확장,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탈기능성과 탈장식성을 감행하는 현대공예미술의 다각적인 실험 방법론이 역사적 전통의 화성행궁과 만나면서 빚어내는 어울림은 일견 작위적임에도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적 혼성을 넘나드는 퓨전,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 혹은 컨버전스의 미학을 훌륭히 드러낸다. 연극제의 의미를 잇는 또 다른 연극적 제스처가 시도되는 셈이다.

 


전시 전경

 

우리가 화성행궁이라는 문화유산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현륭원으로 이장하면서 촉발시킨 정조대왕의 왕권강화를 위한 수원 신도시 건설에의 의지가 반영된 것을 상기한다면, 이 공간 속에 마련된 현대공예미술전은 구태한 전통에의 반기와 개혁에 몸을 실은 현대공예의 실험의지가 오버랩되어 보일 수 있다.

 

정조대왕좌로 상징되는 거대한 의자에 회전하는 바람개비를 안착시킨 원경환의 설치적 조각 <招來(초래·invitation)>이나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 죽음의 비사(悲史)를 연상케 하는 이재선의 설치 <검은 상자 속의 비극>과 같은 탈공예적 시도가 엿보이는 작품은 물론, 장혜홍, 이은하, 박기열과 같은 이들의 섬유나 도예의 전통적 공예장르를 야외 공간 속에 연속화시키는 작품들의 면모는 이러한 다양한 모색의지를 엿보게 한다. ●

 

 

출전 /

김성호, "화성행궁 안 미술전", 『미술세계』, 2006. 9월호, p.181. (화성행궁 안 미술전, 2006. 8. 18-27, 수원화성행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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