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

토끼 사냥의 필연 展 | 7.20-9.7 | 소마미술관

공동작업의 이면

 

 

김성호(미술평론가)

 

 

 

 

 

체질적으로 자유로운 예술가 개인이 서로의 예술의지를 공유하며 결성한 집단의 오늘날의 위상은 이전 세대의 상황과 사뭇 다르다. 헤게모니 장악의 다툼 속에서 능력 있는 작가로 자리매김 되기 위해 이념을 그럭저럭 공유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가담하고 그 그룹의 유명세를 수혜 받아 작가의 명분을 지속하기에는 오늘날 작가의 생존전략의 길들이 보다 더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외려, 연계작업, 공동작업, 협동작업의 형식으로 예술가 개인의 고유 위상을 집단의 이름으로 대치하는 것을 기꺼워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전시명에서 보듯이, 생존으로부터 놀이의 장으로 일찌감치 이동한 집단 사냥의 변모된 위상을 공동작업을 시도하는 5팀(‘입김’, ‘플라잉시티’, ‘뮌’, ‘최승훈+박선민’, ‘막)으로부터 검증해내려는 듯 오랫동안 준비한 이번 전시는 꼼꼼한 인터뷰, 진중한 텍스트 기술을 병행하여 다종의 담론 생산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김민선&최문선(mioon)_Humanstream_깃털 + 영상_2005

 


입김_‘사라지는 여자들’_퍼포먼스_2005

 

집단 ‘막’_Incarnation_햄, 비닐 + 설치_2004

 

최승훈+박선민_종로6가 43-3번지_컬러인화_2006



플라잉시티_청계미니박람회_오브제+설치_2005

 

5팀은 미술관 측이 제공한 넉넉한 공간에 자신들의 활동 궤적을 도큐먼트 성 결과물로 집적해내거나 야심만만한 덩치 큰 신작들로 재구성해내고 있다. 청계천 개발이라는 단일한 거대 프로젝트 뒤에서 발견해 낸 소규모 업체들의 다양한 활동을 연계화하고 이를 작품과 예술적 아이디어로 끌어들인 ‘플라잉시티’, 도시의 재개발지구를 예술적 유희와 사회화를 접목시키는 마당으로 삼은 집단 ‘막’의 활동과 페미니즘적 관점을 꾸준히 지속해 온 그룹 ‘입김’의 활동은 이전 세대의 ‘친목의 집단성’을 일정부분 깨고 ‘유사 기호(嗜好)를 충족시키는 매개체’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각해 볼 일이라면,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공동작업이라는 것이 늘 토론과 합의, 논쟁, 포기와 종용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결코 같지 않은 눈’들로 한 곳을 보는 이지러짐과 어색한 조화가 이번 전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

 

출전 /

김성호, "공동작업의 이면", 『 퍼블릭아트』, 2006. 10월호, p.92. (토끼 사냥의 필연展, 2006. 7. 20-9. 7, 소마미술관)

이미지 출전 / 네오룩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