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

드로잉 에너지 전, 아르코미술관, 2006. 11. 3-12. 14

 

                                                                   

드로잉의 확장과 드로잉 에너지 사이

 

 

 

 

                                                                                            김성호(미술평론가)

 

 

미술가들에게 있어 드로잉이란, 자신의 작품을 출발시키는 스케치 같은 구도의 틀이거나 에스키스와 같은 구상안 식으로 작품의 본령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 통상적인 일이지만 동시대에는 독자적인 장르로서 자리매김하려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관찰되어 왔다.

 


김을_드로잉 하는 기계_2006

 

드로잉 에너지전은 이러한 작금의 미술 지형도를 소개하면서 드로잉의 다양한 이면들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해석들을 부가시키려고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시 주제로 앞세우는 ‘드로잉 에너지’는 그런 차원에서 전시 기획의 결과물과 일정부분 공유의 층을 형성하면서도 그것을 모두 포섭할 수 없는 엇박자의 주제가 되어 버린 것으로 판단된다. 적어도 드로잉 에너지에 부합되어 고려되었어야 할 수묵의 일필휘지, 기운생동과 같은 동양미술로부터 유래되는 작품형식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시간성의 차원과 연계한 여타의 연구들이 출발부터 간과되어 있거나 전시에 구현되어 있지 않은 점이 그것이다. 전시를 위한 자료연구와 취사선택이 올곧이 기획자의 몫이란 점에서 범위설정은 기획자의 자유이지만 상정된 주제에 관한 가능성 있는 범위들에 대한 방기적 태도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아쉬운 점이다.

 


김을_와 Vortex_가변설치_2006

 

임자혁_부엉이도 있었다_벽에 혼합재료_설치전경_2006


배종헌_콘크리트 농부_가변설치_2006



이기칠_작업실_벽면 라인 테이핑_가변설치_2006

 


함연주_큐브_가변설치_2006

 

그럼에도, 미술관 전관을 통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효과적인 주제 전달을 위해 특수 제작한 파티션으로 인해 깔끔하게 공간연출이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드로잉의 기존 개념을 깨고 있는 몇 유형의 전시를 포섭함으로써 드로잉의 확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초입에, 머리카락을 송진과 섞어 만든 그물모양의 큐브를 설치한 함연주의 작품 <큐브>나 도심주택 옥상에서 벌이는 농경문화에 대한 사적인 연구의 결과물을 영상과 아날로그 발명품으로 넉살좋게 늘어놓은 배종헌의 <콘크리트>, 작업실의 가상 설계도를 벽면에 테이핑 작업한 이기칠의 <작업실>은 대표적인 예이다.

 

 

출전 /

김성호, "드로잉의 확장과 드로잉 에너지 사이", 『 퍼블릭아트』, 2006. 12월호, (드로잉 에너지전, 2006. 11. 3-12. 14. 아르코미술관)

 

이미지 출전 / 네오룩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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