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일반〕

 

지역행사로부터 전국행사로 도약할 지점

-제15회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 심층모니터링

 

 

 

김성호(미술평론가)

 

 

 

 

 

이번 수원문화재단의 문화행사 보조사업인 ‘정월 나혜석 기념사업회’의 ‘나혜석 학술대회-제15회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은 비교적 적은 보조금으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낸 사업으로 평가된다.

 

다만 그 만족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보조금 지원(인쇄비 항목)에 해당하는 연구논문 자료집에 집중된다. 자료집은 내용적, 질적 차원에서 우수한 편이다. 자료집은 ‘나혜석 바로 알기 심포지엄’이라는 행사명에 부합하듯, 대중에게 나혜석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한 여러 분야의 다양한 관점의 연구 성과들을 소개한다. 이러한 시도는 여타 학회에서 특정 주제를 선정해서 집중 연구하는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이 지점은 주최 측이 수원시민이라는 보편다수를 대상으로 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면서 향후의 사업을 보다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좋은 방향이 될 수도 있다.

 



나혜석

 

 

당일 발표된 연구들은 다음처럼 범주화된다.

 

최종고(서울대 교수)의 ‘나혜석과 이광수-연인에서 상담자로’는 나혜석의 전기적 관점의 연구이다. 특히 당대의 지성 이광수를 중심으로 나혜석이 대면한 남성들, 즉 당시의 배우자 김우영과 연인이었던 최린과의 사이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개인사들을 추적한다. 그럼으로써 가부장적 질서의 체계가 만연했던 한국 근대기를 살아갔던 여성 지식인이 스스로의 예술적, 사회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혜석의 생애 연구를 통해서 재평가한다.

 




나혜석 심포지엄

 

 

이성례(한국미술연구소 연구원)의 ‘미술비평가로서의 나혜석’은 나혜석 미술세계에서 비평가라는 매개자적 입장을 조명한 매개론적 연구이다. 이 연구는 나혜석의 미술에세이, 비평문을 종합하여 리스트화하고 일일이 분석하여 창작과 비평을 병행한 나혜석의 당대의 예술계적 위치를 객관적 관점으로 정초시킨다.

 

유진월(한서대 교수)의 ‘나혜석의 탈주 욕망과 헤테로토피아’는 나혜석의 전기를 페미니즘 관점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특히 프랑스철학자 푸코의 용어를 빌어 나혜석이 당시에 ‘경계인’으로서 위치할 수밖에 없었던 공간에 대한 문제 인식을 페미니즘 담론으로 확장시키는 학문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논문이다.

 

김주용(독립기념관 연구원)의 ‘나혜석의 민족의식과 독립운동 지원 활동’은 나혜석이 20대 중후반 중국 운동 체류 기간 동안 한인자치 활동과 독립운동 지원을 통해서 식민지적 상황을 타파하려는 신여성으로서 민족의식을 조명한 연구이다.

 

마지막으로 함정임(동아대 교수)의 ‘나혜석, 소설 속으로 들어가다’는 나혜석을 주인공으로 삼은 연구자의 창작소설을 나혜석론에 투영시켜 그녀의 생애와 문학을 재해석한 연구이다.

 

자료집은 토론자의 원고, 기념사업회원 명단까지 두루 싣고 있지만, 나혜석 연보, 정월 나혜석 기념사업회의 그간의 사업을 개략적으로 기술한 연보들이 없었던 점은 ‘나혜석 바로 알기 심포지엄’이라는 취지를 고려할 때 일정부분 아쉬운 점이다.

 

전체 행사는 예정된 시각에 시작되어 사회자의 능숙한 진행 덕으로 예정된 시각에 종결되었다. 청중들의 활발한 질의와 답변이 별반 없었던 것이 아쉬운 지점이었지만 패널들의 진지한 종합토론은 ‘나혜석 바로알기’에 대한 여러 과제들을 제시해준 유용한 시간들이었다.

 

다만, ‘행궁동 주민센터 대회의실’은 학술대회 성격에 전혀 부합하지 못했다. 협소한 공간, 청중들의 집중을 방해하고 시각적 불편함을 초래하는 비계단식 공간, 책상 없는 간이의자로 구성된 청중석 등이 그것이다. 같은 날 인근 장소로 예정된 다른 주최측의 행사인 ‘나혜석 생가터 문화예술제’(행궁길발전위원회)의 개막행사와 연계를 고려해서 행사 장소를 최종 확정한 것임을 감안함에도, 상기의 장소는 심포지엄을 위한 공간으로 전혀 부합하지 못했다. 두 행사의 연계를 위한 목적이라면, 시간 조정 및 이동수단을 마련해서 향후에는 학술대회에 부합하는 다른 장소를 필히 선정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심포지엄 내부의 화환 배치와 같은 공간 구성과 더불어 심포지엄 중간 늦게 참석한 관계자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한 진행방식도 심포지엄의 성격을 방해하는 것들이었다. 이러한 세부적인 항목들에서 개선점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이번 행사가 현재 15회인만큼, 향후 20회째 기념행사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소규모의 행사로부터 단계적으로 전환을 시도하여, 전국적 규모의 심포지엄으로 확장할 필요성도 있어 보인다. 아울러 관련 홈페이지 신설 및 발표논문들의 온라인 구축 등, 일반시민과 나혜석 연구자들을 위해 기존 연구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들이 후속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몇몇 개선점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한국근대의 신여성이었던 수원 출신의 문화인물 나혜석을 총체적으로 연구하는 양질의 결과물들을 그동안 역량 있게 생산해내었던 만큼, 이 사업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필요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

 

출전 /

김성호, “지역행사로부터 전국행사로 도약할 지점-제15회 나혜석 바로알기 심포지엄”, (2012. 4. 28, 수원) 『수원문화재단』, 심층모니터링_기금지원사업 평가, 홈페이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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