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일반〕
제16회 나혜석미술대전 평가문
나혜석미술대전의 자생력 확보와 장기적 발전에 대한 실천적 모색
김성호(미술평론가)
이번 16회 나혜석미술대전은 총 사업기간(2012. 3. 10-6. 26) 중 대중에게 선보이는 기간은 21일(2012, 6.5-6. 25, 수원미술전시관)이 전부이다. 그런 만큼, 행사의 결과물인 전시와 그것을 자료화한 카탈로그 발간 자체가 주요한 행사의 두 축이다. 또한 이 행사가 정월 나혜석의 예술 활동을 기리기 위해 전국의 여성화가를 대상으로 기획되는 공모전이라는 점에서 수상자가 참여하는 시상식이라는 부대행사 역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미술대전은 외형적으로 공모전의 결과를 보고하고, 수상작들의 면모를 눈으로 직접 파악하는데 주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공모전의 여러 유형을 따르는데 충실하고 있다. 대상을 비롯한 수상자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입상자들의 작품을 배치한 디스플레이도 그렇고 수원미술전시관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파티션을 일률적으로 활용한 공간연출도 그렇다. 전체적으로 전시는 무난한 전시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한편, 전시 카탈로그는 이번 미술대전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내용들을 다수 포함함으로써, 공모전 참여자나 관람자들의 궁금증을 잘 해소하고 있다 할 것이다. 즉 이번 카탈로그는 사료적 가치를 잘 담아내고 있다고 평가된다. 카탈로그는 미술대전 관계자들의 인사말과 축사는 물론 1, 2차 심사위원들의 리스트와 심사평을 담고, 수상자들의 작품과 초대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소개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카탈로그는 비공개로 진행되었던 심사현장을 스케치하는 이미지 사진들을 소개해서 심사의 공정성을 투명하게 공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의 미술대전의 역사와 현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할 것이다.
전시 개막 이후 토요일(2012. 6. 9. 오후 5시)에 열렸던 시상식은 사업 주관자의 오랜 노하우에 근거한 일사불란한 행사 준비로 깔끔하게 진행이 되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충분한 행사 인력은 물론이고 많은 수의 미술인들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외양적 행사는 성공적이었다.
제16회 나혜석 미술대전은 심사의 공정성과 더불어 전체적 참여도가 높아 보인다. 특히 작품 이미지를 통한 1차 심사와 실제 해당 작품에 대한 2차 심사의 구성, 1, 2차 심사에서 각기 다른 심사위원의 구성, 출품자의 명단에 대한 비공개 심사, 1, 2차 심사위원 선정에 대한 기밀 유지,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의 분리 등 심사를 위한 공정성에 기울인 노력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나혜석(RHA, Hye-Suk), born in Suwon, 1896. 4. 28.-1948. 12. 10

그러나 이러한 공정한 사업 진행 이면에, 이번 미술대전은 실제적 면모에서 개선되어야 할 몇 가지 주요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업이 전국 규모로 진행되는 수원의 대표적 미술행사인 만큼 매년 거듭되는 요식적인 행사로 정체되지 않고, 보다 발전적인 모습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점들이 점검될 필요성이 있다.

1) 출품자수 대비 과다한 수상자 선정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
이번 출품작 수는 총 268점이며 수상작 수는 총 149점이다. 외양상으로는 반수 이상이 걸러진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한 출품자가 2점까지 출품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실제 출품자수는 수상작 수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각 출품자가 1점씩만을 출품했다고 전제할 때 과반수가 낙선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2점씩 출품할 경우 응모비를 할인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다수의 응모자가 2점씩 출품했을 것이라는 예견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사업주관자인 수원미술협회가 출품작 수와 수상작 수 발표만 했을 뿐, 출품자와 출품작 수를 나누어서 발표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투명한 공개 정보의 차원에서 개선될 지점이다.
이러한 문제제기의 핵심은 수상작 수의 과도한 배당이다. 거의 모든 출품자가 입선 이상의 수상을 하는 미술행사로 지속된다면 권위 있는 공모전의 위상이 퇴락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특히 입선작이 100점이나 되는 과도한 수상작 할당 규칙은 출품자수가 달라지는 매년 행사마다 융통성 있게 수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응모작 수에 비해 특선작 40점도 과도하다. (실제는 2차 심사에 응모하지 않은 1인이 빠져 39점이 특선작으로 할당되었다. ) 입선작과 특선작 수를 줄이는 방식을 매행사마다 융통성 있게 운영함으로써 전국적 규모의 공모전이라는 권위를 되찾아야 할 일이 시급해 보인다.
한 예로 이번 수상작에 대한 작품성에 대한 의견은 심사위원들의 선정 결과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언급을 배제한다고 할지라도, 매년 대상이 필히 선정되어야만 할 당위성은 없다. 행사의 권위를 위해서도 대상 해당작이 없는 해에는, ‘대상 없는 최우수상’을 선정할 필요성 역시 제기된다.

2) 서양화(판화), 수채화, 한국화에 해당하는 출품 분야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
나혜석이 기본적으로 화가였다고 해서 그녀를 기리는 미술대전이 회화에 해당하는 편협한 장르만을 지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서양화 안에 부속된 ‘판화’ 장르의 인정은 의아할 수 있다. 게다가 사진, 조각, 설치, 미디어아트 등의 장르를 원천 배제한 방식은 나혜석미술대전을 앞으로 고루한 미술대전으로 고착할 시킬 위험을 다분히 내포한다.
한편, 서양화와 한국화 사이에서 마치 다른 장르처럼 분할시키고 있는 ‘수채화’ 부문은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현행 구분에 따른다면 수채화는 분명 서양화가 아니던가? 물론 주최측이 수채화 부문을 서양화 장르 안에 할당하지 않고 따로 구분한 까닭은 수채화를 창작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많은 수의 화가들(예비화가들을 포함해서)의 출품을 독려하려는 목적으로 내린 고심어린 결정 때문일 것이다. 그러한 상황을 십분 이해한다고 할지라도 왜곡된 장르의 구분 자체가 던지는 문제는 심각하다. 오늘날 구시대적 장르 구분으로 평가되고 있는 서양화, 한국화의 이분적 구분이 여전히 필요하다면, 이러한 구분에 부가하여 회화, 판화, 사진, 조각, 설치, 미디어 등의 장르를 확대 편성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 구체적 구분에서는 사업 주관처가 나혜석 미술대전의 입장을 고려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다양한 장르적 범주를 배제하는 모델은 오늘날 기필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3) 수원문화재단 보조금으로 신청된 시상금 항목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
이번 나혜석미술대전의 사업계획서에 나타난 총예산(경비총액)은 55,389,000원, 수원문화재단에 지급 요청한 보조금액은 40,000,000원, 자체부담액은 15,389,000원이다. 실제 정산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음을 감안하더라도, 총예산 대비 보조금액수는 사업 규모에 비해 적정수준으로 파악된다. 다만, 보조금액 4천만원 중에서 총 4인의 개인 수상자들에게 시상금 명목으로 2천2백만원을 책정, 사용한 문제는 향후 이 사업의 발전적 전망을 위해서 필히 재검토될 부분이다. 시상금액은 사업의 구체적 진행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금액이라고 하기 보다는 행사의 상징적 위상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이다. 적은 금액도 아니고 보조금액의 과반이 넘는 금액을 수원시와 관계없는 수상자 4인 개인에게 지급되는 방식은 원천적으로 재론되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원론적으로 이 항목은 자부담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물론 자부담으로 이러한 막대한 예산을 충당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사업주최의 자부담 확대 및 기업의 후원을 통해서 예산을 자체 충당하려는 노력이 배가될 필요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천5백만을 넘는 자체부담금에는 총 258점의 출품작의 출품비(1점 50,000원, 2점 80,000원)가 대거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사업 주관처의 실제 자체부담금액은 별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번 미술대전이 총 258점이 응모했다는 점에서 최소 1인이 2점씩 출품했다는 가정 하에 계산을 역추적해보면, 총 268점 x40,000=10,720,000원으로 총 자부담액 15,389,000원 중 거의 대부분을 출품자들의 출품료로 충당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예산상 차이가 있다고 전제하더라도 사업 주최자가 부담한 자체 부담액은 고작 5,000,000원 정도일 뿐이다.
수원의 거대 미술단체의 지속적인 전국 규모의 행사에 수원문화재단의 지원은 지속되어야만 할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사업주최의 자체 부담액에 대한 자생적 노력이 개선되지 않고 거의 대부분을 재단의 지원금으로만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 게다가 그것의 절반 정도가 행사의 상징적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시상금 명목으로 수원시민이 아닌(아닐 수 있는) 수상자 개인 4인에게 이 금액이 사용된다는 것은 예산 대비 사용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다. 향후 사업에서 개인에게 귀속되는 시상금 항목과 관련한 사업 주체의 예산안 수정은 필수적이다. 이 부분은 1차적으로 사업 주관자에게 자부담 확충 방안을 여러 각도로 모색해야 될 과제를 안겨준다. 한편, 2차적으로는 보조금 집행에 대한 수원문화재단에서의 새로운 정책적인 규제가 일정부분 필요해 보인다.
“수원출생의 한국최초 여성서양화가 나혜석의 업적을 기리고 현대에 계승하여 한국여성미술의 창의적 장을 형성하고 세계적인 문화유산의 도시 수원화성의 문화적 역량을 널리 알린다.”
위의 사업 내용에 부합하는 전국규모의 미술행사인 ‘나혜석미술대전’이 보다 그 권위를 획득하고 알찬 행사로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된 다양한 문제제기들에 대한 사업 주관자의 개선의 노력들이 필히 배가되어야만 할 것이다. ●
출전 /
김성호, “나혜석미술대전의 자생력 확보와 장기적 발전에 대한 실천적 모색-제16회 나혜석미술대전 심층모니터링 평가문”, (2012. 6. 5-25, 수원미술전시관) 『수원문화재단』, 심층모니터링_기금지원사업 평가, 홈페이지,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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