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 2008.4.6 테이트 모던, 터바인 홀 (유니리버 시리즈)
테이트 모던이 최근 터바인 홀의 커미션 작업으로 소개하는 도리스 살시도의 프로젝트, 시벌리는 터바인 홀에 전시 되어지는 유니리버 시리즈 중 처음으로 테이트 모던 건물의 건축적 구조에 개입하는 설치작업이다. 미술관 입구부터 시작되는 167m에 달하는 긴 틈은 미술관 전체의 길이에 육박하는 것으로, 마치 바닥 전체에 거대한 금이 간 듯 충격적인 시각 효과를 가지면서 의미의 복잡성을 드러낸다.
과거(의 육중한 발전소 건축물)와 현재(미술의 적극적인 사회에의 개입)의 간극을 상징하듯 중심부로 갈수록 깊고 넓어지는 긴 틈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볼수록 보는 관객들이 건물의 육중한 역사감에 압도되도록 유혹한다. 견고한 조각적인 설치기법으로 제작된 설치물은 해체되는 2008년 4월 이후에도 미술관 바닥 위에 영구적인 자국을 남기게 된다.
‘시벌리’는 성서에서 그 어원을 가지는 것으로, 일정 사회적 계급으로부터 사람들을 소외시키고자 하는 일종의 멤버쉽 테스트를 일컬을 때 쓰는 표현이다. 살시도는 그가 제작한 이 틈이, 서구 모던 사회의 기반이 되어왔던 건축 구조물 위에 새겨진 인종차별의 역사와도 같은 것임을 말한다. 이러한 역사는 지속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어두운 측면을 마치 시벌리 설치물에서처럼 어딘가에 네가티브 스페이스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올라프 엘리아슨, 키에타이 톨슨 - 2007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8.24 - 11.5 서펜타인 갤러리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은 매년 하이드 파크에 위치한 서펜타인 갤러리 외부에 세우는 일시적 커미션 건축으로, 그 자체가 조각적이고 예술적인 건축의 이상을 지향하면서 문화적 이벤트와 행사를 위한 공간이 되기도 하며, 평소 갤러리나 공원을 방문하는 도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올해 파빌리온은 미술가 올라프 엘리아슨과 노르웨이 건축가 키에타이 톨슨에 의해 디자인 된 아름다운 나선형 구조물로 램프를 따라 공원의 경치를 바라보며 꼭대기까지 올라가게 되면 그 정점에서 내부 공간과 켄싱턴 가든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개개인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 혹은 자연과 가공된 건물(갤러리나 건축물)과의 섬세한 관계에 주목하는 올라프의 작업은 관객들에게 인식의 순간에 대한 재고를 가능하도록 자극하는 작업들을 제작해 왔다. 2003년 테이트 모던에서 소개했던 기후 프로젝트가 아직껏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을 만큼 정서적인 감흥과 심미감을 주었던 것처럼, 이번에 설계된 파빌리온 역시 공간을 통한 정서적 감흥이 지명도 있는 건축가 키에타이와 만나 상당히 즐거운 구조의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게오르그 바셀리츠
9.22 - 12.9 로얄 아카데미
독일의 거장 게오르그 바셀리츠의 회고전이 로얄 아카데미에서 열리고 있다. 약 100여 점의 회화, 다수의 드로잉, 프린트, 조각 등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바셀리츠 작업의 핵심이라 보여주는 작업들 상당수를 전시하고 있다. 1980년에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Model fora Sculpture, 소위 ‘최초의 업사이드 다운 회화’ 인, The Man at the Tree가 포함된다.
바셀리츠는 젊은 시절 칸딘스키, 말레비치, 니체, 보들레르 사무엘 베케트 등의 작품과 글들에 심취하곤 했으며, 작품의 상당수가 상당히 어두운 정서를 드러내는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어느 시점부터는 정신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신 표현주의 그룹에 바셀리츠를 포함시키곤 하지만, 바셀리츠는 오히려 반-표현주의를 지향했다고 전시평에는 쓰고 있다. 그의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 뒤에는, 보는 것에 대한 과신에의 의심과 미술인들의 타협에 대한 비판성이 그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임을 증명하듯 농후하게 스며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