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비평〕

제2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2012, 9. 25-28, 수원미술전시관


실버세대의 문화주체와 축제



김성호(미술평론가)



정조대왕의 효행(孝行)을 기리고 그것을 계승하여 수원에서의 효사상을 진작시키려는 긍정적인 취지를 가지고 출발한 이 행사는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이 행사는 효 문화의 발상지 수원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자녀에게 좋은 교육적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이 시대에 필요한 유의미한 행사로 평가될 수 있겠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사업 지원자가 밝히고 있듯이, 효 문화축제의 한 장으로 자리매김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행사는 구체적으로 노년의 예술창작활동과 여가활동을 진작시키는 것을 첫 목적으로 한다. 즉 노인들 스스로 문화예술의 주체자가 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장함으로써, 이들이 향후 지역에서 문화활동가로서의 역할을 실행하는 것까지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의 지향점은 시민들에게 실버 시대의 문화주체자에 관한 바람직한 모델을 성찰하게 하고 그것을 운동의 차원으로까지 실천해나가도록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노인의 문화적 활동에 관한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그들로 하여금 가족애를 재성찰하게 하는 기회의 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치매미술치료협회 주최)이라는 이름의 전시로 대표된다. 이 전시는 한편으로는 ‘국적에 관계없이 만 65세 이상’의 공모를 통해서 선정된 수상작품전을, 다른 한편으로는 ‘찾아가는 현장실기대회’에서 선정된 수상작품전을 합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공모전에서의 195명의 참여자와 현장실기대회에서의 407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정된 수상작들을 살펴보면, 전자는 대개 서예, 문인화, 서양화 등으로 나타나고, 후자는 주로 크레파스화로 국한된다.


공모전은 1인 2점 이내 출품한도, 순수미술 평면 부문, 소품(평면 20호, 서예, 문인화 50x70cm), ‘한국화, 서양화(크레파스화 포함), 수채화, 서예(한글.한문), 문인화 장르’ 등의 요강으로 구성된다. 이처럼 공모전은 노년층에서 실제로 여가의 대상으로 실행되고 있는 장르를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적인 측면이 있다. 다만 오늘날 일반인들에게 보편화된 사진과 같은 장르를 포함했다면 보다 더 많은 지원자가 참여함으로써 행사 자체를 전국적 축제의 장으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적과 관계없이‘라는 공모의 조건은, 수원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실버 예술축제의 장을 대외적으로 확산하려는 애초의 노력이 엿보이는 만큼, 보다 다양한 예술애호 활동들에도 문을 활짝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즉 참여 층의 확대 뿐 아니라 참여 장르의 확대 역시 필요해 보이는 것이다.


한편, 노인밀집지역을 방문하는 현장에서 개최했던 실기대회는 노인들의 일상의 공간으로 찾아감으로써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유효했던 것으로 평가한다. 주최측은 편의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 8절의 화지와 크레파스를 제공하고 실기대회를 펼쳤는데, 이것이 외려 상투적인 대회의 일면을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장르의 다양성 자체를 주최 측이 축소시키고만 결과를 낳고 말았던 것이다. 향후 행사에는 사진과 같은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수상작을 검토해보면, 대개 풍경화가 대세를 이룬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화제(畵題)가 있었을 것으로 검토되지만, 보다 더 특별하고 구체적인 화제를 제시했으면 하는 판단을 가능케 한다. 실기대회를 크레파스와 화지만 사용하는 것으로 국한시켰다고 할지라도 주최 측 입장에서 보다 더 특별한 주제를 내세웠더라면, 이 행사의 취지와 의미를 보다 더 부각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사업은,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라는 전시로 대표되는 만큼, 전시의 구성과 연출에 보다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같은 그림이라도 전시 연출을 어떠한 방식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관객들의 관심 여부를 이끌어내는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도큐멘테이션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관련 행사 장면을 프린트한 이미지들을 거치대를 통해서 마치 광고나 홍보의 형식으로 선보이는 방법론을 선택함으로써 전시 자체를 흥미가 없도록 만들어버렸다. 이러한 단순한 형식에 노인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순간들을 기록한 다양한 방식(텍스트, 영상) 등이 추가될 필요가 있겠다. 전시와 관련하여 일정 자체가 4일로 너무 짧았다는 점도 개선될 여지가 다분해보인다.






다음으로 검토될 사항은 보조금 신청 항목에 관한 것이다.


전시장(수원시미술전시관) 대관료, 진행요원 인건비, 전시 제작비, 운영비 등 사업 주관자가 설정한 자부담 항목은 정당하다. 그러나 보조금 집행내역에 포함된 보조금(지원금) 15,000,000원의 항목 예산 중 기타(시상금) 항목인 2,850,000원은 부적절한 편성으로 보인다. 다수의 참여를 독려하고, 행사의 흥행을 위해서 경쟁을 도모하는 시상제도 방식을 고찰할 수는 있겠지만, 이 부분은 원론적으로 행사 주관자의 자부담으로 해야 될 성질이다. 수원문화재단으로부터 보조금으로 지원받은 예산을 시상금으로 할애한다는 것은 지양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면에 행사 운영위원회가 매입상이란 명목 아래 대상작을 컬렉션으로 확보하는 방식은, 대회 자체가 전문 미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하다. 게다가 공모전이나 실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원시장상’으로 마련하는 방식은 해당 행사의 권위를 높일 뿐 아니라 다음 행사를 기약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특히 공모전에서의 대상 및 최우수상 항목이 현장실기대회의 같은 항목보다 상금이 훨씬 많은 것은 이 행사가 실기대회보다 공모전에 보다 더 의미를 두고 있음을 반증하는 항목이다. 즉 공모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신청자에 대해 보다 더 큰 혜택을 줌으로써 적극적인 외부 참여를 장려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상제도는 행사를 요식행위로 그치게 할 수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즉 경쟁과 축제의 양 갈림길에서 어정쩡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실기대회의 특별상 대상을 90세부터 105세의 어르신들의 작품으로 선정하는 일련의 조치는 이 행사가 경쟁을 의미하기 보다는 축제의 일환임을 드러낸다. 이러한 명확하지 않는 방향타 설정은 이 행사의 문제점이자 향후 이 행사를 이끌어나갈 주요한 동력이기도 하다. 즉 단점이자 장점이다.




향후 이 행사가 실버시대의 문화주체를 우뚝 세워가는 상의 권위를 가지는 동시에 노인들의 예술축제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는 양 방향성을 여러 준비를 통해서 잘 모색해나가길 기대한다.


출전 /

김성호, “실버세대의 문화주체와 축제”, 『수원문화재단 심층모니터링』, 인인화락, 수원문화재단, 2012, 창간호, pp.36-37, (제2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2012, 9. 25-28, 수원미술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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