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의 길: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전
2017.5.9 - 8.27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구석기 시대 뗀석기 유물이 나와서 백만 년전에서 십만 년전 이라는데 문득 그 단위가 정말 놀랍게 느껴졌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진행되는 동안, 신석기에서 현대까지의 문명이 몇 번이고 반복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이 새삼스럽게 놀라웠다. 신석기 유물로 넘어오니 기원전 8000년전 유물들이 나왔는데 지금으로 부터 1만년 전부터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의 초승달 지대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전시는 '오아시스에 핀 문명', '사막 위에 세운 고대도시', '메카와 메디나로 가는 길',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탄생'로 이어지는데 전시실마다 각각의 기념 도장을 리플렛에 찍게 되어 있었다. 어린이 관람객을 비롯해서 성인들 또한 스탬프 수집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전시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었다. 메카와 메디나 순례길에서 현대 사우디 왕국까지는 유물과  전시의 컨셉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는데 반대로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정체 되어있던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600년대-700년대의 모습에서 21세기까지 말하는데 큰 변화를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고민해봐야 할만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이슬람어로 새겨진 묘비의 문구들을 번역해 놓은 전시공간이 있었는데,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을 기리는 비석에는 누군가의 어머니인데 자신의 이름이 없는 여인의 무덤. 이러한 형태로 써있던 지점에서도 오랜 세월 동안 정체되어있던 문화의 한계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익히 들어왔던 아라비아의 자수들은 놀랍고 아름다웠다. 문자를 자수의 무늬로 사용한 것들도 천일야화 같은 동화에서 묘사되던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편집팀: 김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