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엄그라운드 전경
뮤지엄그라운드에서 벨기에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작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특별한 전시가 2019년 4월 2일부터 7월 10까지 열린다. 르네 마그리트는 착시를 유발하는 신비로운 구성의 작품과 함께 주로 우리의 주변에 있는 대상들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그것과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작품안에 배치하는 방식인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을 사용하는 초현실주의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 주로 나타나는, 푸른 하늘을 바탕으로 왜곡되고 변형된 신비한 이미지는 이후 팝아트, 디자인, 일러스트 등 여러 필드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것이 그가 현대미술의 거장 중 한 명이라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가 더 특별한 이유는 마르그리트의 그림이 아닌 그의 ‘사진 작업’을 메인으로 한, 세계에서 4번째, 그리고 국내에서의 첫번째 전시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이은경 뮤지엄그라운드 학예실장, 박지향 우양미술관 학예실장,
자비에 카노네(Xaviar Cononne) 샤를루아 사진미술관 관장, artloft 이민영 대표
이번 전시는 마그리트 사후 발견된 그의 1500여점의 사진 작업 중 그의 예술관, 그리고 사진들이 그의 예술에 미친 영향들을 고려해 엄선된 130여점의 사진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자비에 카노네 관장의 말에 따르면 이 사진들은 마그리트가 작품으로써 촬영한 것이 아닌 그가 일종의 ‘재미’로 지인들과 찍은 사진이 대다수로, 그의 사후 그의 지인들에게서 수집한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또한 역사적 아카이브 자료로써 보관 되던 사진들을 모은 것이라 마그리트 연구자료로써, 그리고 미술사적으로도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마그리트의 사진작품을 설명하는 자비에 카노네(Xaviar Cononne) 샤를루아 사진미술관 관장
또한 카노네 관장은 이번 전시는 그의 사진을 연대기적으로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와 사진의 관계 변화를 테마로 삼에 6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가 진행되어 마그리트의 작품 철학에 대하여 더욱 잘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첫번째 섹션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족, 특히 그의 부인 조르제트를 찍은 사진들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관계와 군생활이 그의 예술세계와 어떻게 관계하고 발전 되었는지 보여준다.

두번째 섹션의 설명과 사진 작품<사냥꾼 모임>
두번째 섹션에서는 마그리트와 그의 ‘두번째 가족’인 벨기에 초현실주의자 동료들과 찍은 사진들이 메인 테마로, 동료들과의 관계가 그의 작품세계에 어떻게 관여했는지 볼 수 있다. 세번째 테마는 마그리트의 사진 작업에 대한 개인적인 성향으로, 그의 사진에 대한 개념과 철학을 좀 더 깊이 알 수 있는 섹션이다. 네번째 섹션은 사진과 그의 페인팅 작업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 섹션에서는 마그리트가 페인팅 작업에 들어가기 전 찍은 모델의 사진(모델은 주로 그의 지인들이다)들이 있다. 그는 사진작업에서도 사진 속 모델의 초상을 재창조, 평면성과 입체성을 결합시키는 새로운 종류의 이미지를 만드는 초현실주의 작업을 계속한다.

마그리트가 제작한 영화 작업의 일부. 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다섯 번째 섹션은 마그리트와 그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그리트는 매우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작가로, 당시의 신 기술인 영화 작업에 매우 열광하였다고 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그의 영화작업 2편이 선보이는데 모두 마그리트가 직접 촬영한 오리지널 작품들로, 섬세한 복원 과정을 거쳐 상영되는 귀중한 미술사적 자료이다. 특히, 1942년도 작품은 마그리트 생전의 모습을 담은 최초의 영상기록으로 매우 의미 있는 자료이다. 이런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작품 자체로도 그의 초현실주의 철학이 묻어나오니 마그리트를 좀 더 알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 꼭 관람을 추천한다.

<거인(Le Géant> 1937년, 벨기에 해안에서 폴 누제, 원본사진, 개인 소장, 브뤼셀 브라쇼 갤러리
마지막 섹션은 그의 파이프 그림 《이미지의 배반》(La trahison des images)에서도 나타난 그의 대표적인 데페이즈망 (dépaysement, 전치, 전위법) 정신이 나타나는 이중 이미지가 메인 테마이다. 사진 속 마그리트나 모델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있거나, 얼굴을 숨기고 있다. 이는 얼굴이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저 겉 껍데기인 ‘가짜 이미지’라는 마그리트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시인데, 즉, 얼굴을 가린 (혹은 눈을 감은) 이미지들은 내면의 삶을 표현하고자 하는 마그리트의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방에서 마그리트의 데페이즈망에 대한 정의를 조금 더 명쾌하게 정리 할 기회를 준 주최측의 배려가 돋보이는 구성이다.

미디어 실에서 만날 수 있는 신선우 작가의 미디어 작품
본 전시 이외에도 마그리트의 그림 속 이미지를 재 해석한 신선우 작가의 미디어 작품과 야외 오픈 그라운드의 최은경 작가의 야외 조각전도 볼 만한 요소다. 그리고 어린이 들이 직접 체함할 수 있는 관객 참여형 공간도 별도로 기획 되었다 하니, 곧 다가올 가족, 혹은 연인들의 봄나들이 장소로도 추천할 만 하다.
이번 특별전은 마그리트의 사진과 영화로 그의 더욱 깊은 내면의 철학과 생각을 볼 수 있는 유익한 전시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공동기획 기관인 경주 우양미술관으로 순회되어 7월 19일 부터 10월 31일까지 만날 수 있으니 장소가 멀어 전시 관람을 포기했던 미술 애호가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원고작성 및 사진촬영: 김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