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작가상 2019 : 김아영, 박혜수, 이주요, 홍영인

2019.10.12-2020.03.0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 2전시실


올해도 다시 10월이다. 벌써 또다시 '올해의작가상'을 보러갈 때가 된 것이다. 올해는 김아영, 박혜수, 이주요, 홍영인 작가가 선정되었다. 


 

홍영인, 새의 초상을 그리려면, 2019


홍영인 작가는 새장으로 시작한다. 공간 전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보인다. 그는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가주의와 사회적 불평등이 일반화 되는 것을 보며, 인간과 다른 소통방식을 가진 동물에 관심을 뒀다. 이번 신작에는 '새'에 관한 탐구를 신작인 <사당 B>에서 보여준다.


 

홍영인, 하얀 가면, 2019 / 박혜수, 설문 보고서 '당신의 '우리'는 누구인가', 2019


또한 동물에 관한 연구는, 음악가들이 즉흥연주를 통해 이 과정에 참여하는 모습이 3채널 비디오로 보여지는 <하얀 가면>으로 '동물-되기'라는 실험을 지켜볼 수 있다.


그런적이 있다. 누군가 대화 도중에 '우리는 그렇지 않지'라고 말하면 고민한다. 그가 말하는 '우리'는 누구인가. 나와 대화중이지만 그 '우리'는 대화상대인 내가 아닌 화자가 속한 어느 집합인 경우가 생긴다. 그런 경우 그의 '우리'는 자신의 의견과 도일하고 언제나 자신이 대표할 수 있을만한 집단이란 느낌에 그 단언의 원리가 궁금해지곤 한다.

박혜수 작가는 한국 사회의 개인과 사회에 관한 보편적 개념과 가치에 집중했다. 바로 '우리'에 대한 정의와 범주. 즉 이들의 집단에 관한 인식을 설문지 등으로 수집하고 통계화하여 살폈다. 그래서 관심이 갔다.


 
박혜수, 설문 보고서 '당신의 '우리'는 누구인가', 2019

분량이 꽤 인 내용이 문서로 나열되어있는데도 많은 관람객은 나처럼 하나하나 읽어가게 되는 듯 보였다. 재미있는 결과들이 많았다. '당신을 가장 잘 이해하는 우리는?' 에는 단연코 '배우자, 부모, 자녀'에 해당되는 가족이 들어가 있었다. 작가도 이러한 모습이 재미있었나보다. 가상의 회사 '퍼팩트 패밀리' 프로젝트를 만들어 '휴먼랜탈 서비스'를 소개한다.

 
박혜수, 퍼펙트 페밀리, 2019


요는, 소비자에게 가장 완벽한 가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별 통보 대행부터 퇴직 대행, 사과 대행 같은 일상 적인 부분은 물론, 생전에 장례와 무덤을 준비하는 등의 종활과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는 이를 위한 셀프 장례, 해외나 지방에 떨어져 건강 검진 동행을 함께 하기 어려운 사람을 위한 부모님 건강관리 서비스까지. 꼼꼼하게 읽다보면 어쩐지 마음이 서늘하다.

 
박혜수, 퍼펙트 페밀리, 2019 / 박혜수, 후손들에게, 2019


바로 곁의 도면함에는 그가 작업에 참고했던 부분들이 복사되어 열어볼 수 있게 비치되어있었는데, 그로인해 이 이야기가 더이상 완전한 허구도 아니고 사람들이 꽤나 바라고 원하는 서비스이겠구나 싶은 마음에 더욱 마음이 서늘해진다.


이어서 보여지는 영상과 전 전시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촬영불가구역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국가유공자였던 분들의 유품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상이 가장 마음 한켠에 남아버렸다. 혼자 죽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줄 알고 보기 시작했던 영상은 가족없이 혼자 돌아가신 국가유공자부터 노숙인 장례와 고시원 등의 청년의 자살이나 고독사 등 여러 이야기들이 담겼다.


 
이주요, Love your depot, 2019


이주요 작가는 작품보관 창고이며 창작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창고 시스템, <Love your depot>을 전시장에 구현햇다. 이 시스템은 작품의 소멸을 미루고 예술의 공유를 위한 방식에 관한 대안적 제안이다. 이동 중에 먼저 만나게 되는 구조물에 대략 예상을 하고 계단으로 향하면 조금은 충격적인 영상이 펼쳐진다. 계단에 쏘여진 영상에는 작가들의 인터뷰가, 작품이 파쇄기에 폐기되는 모습이나 관련 애니메이션과 함께 담겼다. 반드시 그 작품이 보관할 가치가 없다기보다는 팔리지 않고 보존해주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경제 논리에 밀렸기에 폐기되는 것이라는 대목은 마주하기 힘든 사실이다.


 
이주요, Love your depot, 2019


<판게아 목소리>를 복도처럼 지나 들어가면 김아영 작가의 작품 전시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런 구성은 마치 우주를 구현해 놓은 놀이공원 같은 느낌도 줬다.


 
김아영, 전시장 전경(왼-오)


김아영 작가는 전지구적으로 일어나는 '이주'를 몽골 유사신화와 접목했다. 특히 <다공성 계곡 2: 트릭스터 플롯>은 제주도 예멘 난민의 이주와 중첩해 픽션으로 완성된 신작이다. 제주도 등 일부를 제외하고 난민문제가 우주에 관한 문제만큼이나 멀게 느끼는 우리에게 매우 적합한 비유처럼 보인다. 영상에서는 이주민에 관한 고향 안내라거나, 판매하는 상품안내, 이주하기 전 이주민을 인터뷰하는 영상들이 보여진다. 지나치게 가짜라 의문스러운 처음과 다르게 난민문제를 겹쳐서 바라보면 이것 역시 마음 한 구석이 서늘해지고 만다.


 

김아영 (벽 부분) /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부분 영상1), 2017


사진.글.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