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갤러리에서 전시중인 <변덕스러운 부피와 두께-네덜란드 최고의 책 디자인 한국의 아티스트북을 만나다>(6.23-8.13)를 보고왔다.




김경태는 책 디자인을 다각도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사진 작업을 선보이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전시장 중앙 긴테이블에는 2019년 네덜란드 최고의 책 디자인으로 선정된 도서 33권과 이 책들의 기술적인 내용, 선정작에 관한 고유의 관점이 담긴 카탈로그(34번)가 진열되어 있었다. 

네덜란드의 그래픽 디자이너 '팀 써스데이'는 33권의 책을 진열할 수 있는 아코디언 테이블과 전시 전반의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해 전시의 구성도를 높였다.




1-1, 1-2  레터웨의 이끼식물들 Bryophytes and Lichens of Letterewe (2019)
영국 제도에서도 가장 습한 지역의 이끼들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책 제본 시 페이지 한 끝단을 거칠게 마감한 것, 부드러운 이끼의 느낌을 주기 위해 텍스트의 시작열 또는 끝열의 유기적인 형태가 인상적이었다.

레이나우트 아웃숀 작품집 Reinoud Oudshoorn: A Selection of Works (2019) 
(바탕으로 깐 검정 이미지) 검정 종이에 텍스트는 은별색을 사용했고, 분홍에 같은 은별색 텍스트의 조화도 세련됐다. 페이지마다 이미지, 텍스트 배치의 균형이 너무 좋았다.

달그락 달그락! 이더 안드레 Rattle! Tattle! Ide Andre (2019)
노랑색 바탕에 이더 안드레 작품이 프린팅 된 표지와 뒷표지, 검정 실로 엮인 이 책은 내눈에 너무나 견고한 완성작 같았다. 작가의 그림 그리는 행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그의 태도나 성격 등에 대한 인상이 잘 나타내도록 디자인 되었다.

4-1, 4-2  사이클링@상하이 Cycling@Shanghai (2019)
중국의 건축가 쭈오얼 왕이 도시 내 자전거 인프라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을 감싸고 있는 형광빛 커버 또한 이 책의 제일 예쁜 가이드 페이퍼 중 하나라는 것! 

리처드 프린스. 카우보이 Richrad Prince Cowboy (2019)
책의 6면(표지,뒷표지,책등 포함 모든 면)이 리처드프린스 네이밍, cowboy와 관련된 것으로 인쇄되었다. 책이 올려져 있는 모습이 마치 책이 아닌 사각형의 다른 오브제처럼 보였다. 한 심사위원은 '과시하기 위한 책'이라고 평한 반면 다른 편에서는 '위대하고 모험적인' 책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6  몰입! 30년의 노래, 사포와 톱 연주 Verslingerd! 30 Jaar Zingen Schuren en Zagen (Hooked! 30 years of Singing Sanding and Sawing) (2019)
12미터에 달하는 플랫북과 레포렐로(leporello)의 조합(제작자에 따르면 세계 최장 길이)으로 탄생한 이 깃발은 말 그대로 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창작을 위한 변명 Excuse for Creation(2020)
이 책의 커버는 작가가 이불에 그린 회화를 잘라서 핸드메이드 바인딩으로 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모든 책의 커버가 다른 200권의 리미티드 아트북. 책을 펼치면 나오는 가름끈이 제목과 작가명이 적힌 빳빳한 종이(책갈피 역할)를 한번 매듭짓고 책 바깥까지 내려오는게 예뻤다.

원대한 계획: 현대 도시 개발의 전략과 파장 The Grand Projet: Understanding the Making and Impact of Urban Megaprojects (2019)
64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속에 전 세계 곳곳의 여덟 건의 복잡한 대규모 도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건축가이자 도시계획자인 케이스 크리스티안저가 이끄는 국제 팀이 비교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복잡하고 방대한 분량이지만 디자이너 요스트 흐로턴스가 명확하고 아름답게 담아냈다. 두꺼운 책을 편집하게 된다면 책등디자인에도 공들여보고 싶다!



반갑고 너무나 자랑스러운 책! 


Feuilles (Leaves, 잎사귀들) (2020) 

국제 책 디자인 공모전 ‘2021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에서 엄유정 작가의 작품집 ‘FEUILLES’가 최고상인 ‘골든 레터’를 받았다. 나는 Feuilles 주황색 표지 버전을 소장하고 있다.




말이 없는 사람 A Man Without Words (2014)
양정욱의 드로잉북으로, 핸드메이드 아트북을 지향하는 닻프레스에서 100권 한정으로 출판하였다. 책표지가 질기고 단단한 면처럼 느껴졌고 멍한 얼굴드로잉과 매우 잘어울렸다.



메멘토 Memento (2011)

백승우 사진작가는 미국 프리마켓에서 수집한 50,000점의 슬라이드 사진을 모아 8명의 사람들에게 8점의 사진을 각각 선택하게 한 뒤, 메모를 남기게 하는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 공동작업은 누군가의 추억을 제3자가 엽서 형태의 사진으로 재구성함으로써 허구의 추억으로 남게 된다.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이 아닌, 큐레이팅과 편집 과정을 통해서 작업하는 독특하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책이 진정으로 아름답다고 느껴질때는 역시 담고 있는 내용의 운율까지 맞아떨어졌을때다.

함께한 계절 Season in the Colors (2020)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기록한 사진과 글이 담겨 있다. 신정식 작가는 무슨 말에도 꿈쩍 안 하던 아버지가, '사진 찍으러 나가자'는 아들의 말에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을 바탕으로, 1년 동안 아버지와 함께한 사계절의 사진과 글을 함께 실었다. 보스토크프레스 2019 출판프로젝트 당선작.



한국 아티스트 '로와정'은 책들의 각기 다른 사이즈와 개성에 맞춘 특수한 책꽂이와 도서관의 북카트를 연상시키는 벤치를 제작해 전시에 입체감을 더했다.




책에 더 빠져들게 만드는 아름다운 책장들. 책집






나중에 꼭 만들고픈 모퉁이 책꽂이





- 글, 사진 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