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eves like us 우리같은 도둑”
2021.11.16.-12.11
d/p




포스터 d/p 인스타그램(@dslashp) 캡쳐


낙원악기상가 4층에 위치한 d/p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스 로의 개인전이 진행중이다. 크리스 로는 현직 그래픽디자이너인 동시에 홍익대학교 디자인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전시 감상을 위해 전시장을 찾았을 때, 운좋게 작가의 외부강의와 시간이 겹쳐 전시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전시장 전경




전시전경


전시장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고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다. 벽에 아무것도 걸려있지 않다. 모든 작품은 바닥에 깔린 레일 모양의 구조물 위에 뉘여져 있다. 이 때문에 관람자는 전체 작품을 빙 둘러 감상하거나, 작품과 작품 사이를 뛰어넘으며 감상한다.

굳이 바닥에 전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프린트의 납작함, 전시의 주제인 ‘도둑’이 연상하는 낮고 어두움에 착안했다고 밝힌다. 



전시장에 비치된 인쇄물. "Process Diagram" 




인쇄물 전시



전시의 주제인 ‘도둑’은 마크메이커와 에니메이터, 프린터가 서로에게서 훔치고, 그래픽디자이너는 모든 것에서 훔쳐온다는 것을 뜻한다. 작가는 자신의 창작 과정과 결과에서 ‘훔치기’가 핵심 기술이었음을 깨달았고, 이와 관련해 이야기도 만들었다. 도둑을 주제로 한 이 글은 전시장 바닥에 작품의 하나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전경




전시전경



언뜻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작품들은 자세히 보면 그 재료와 기법의 차이를 알 수 있다. 2019년, 작가가 직접 손으로 만든 마크메이킹은 프린트로, 그리고 애니메이션으로 전환되었다. 화면 속의 애니메이션, 거울 위의 마크메이킹, 액자 있는 작품과 없는 작품 등 이들의 차이는 다양하다. 또한 이들은 마치 복잡한 노선들이 섞인 듯한 레일 위에서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의 이번 전시는 그래픽디자인이라기보다는 파인아트에 가깝다.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디자인을 요구하고 질문을 던지는 클라이언트의 존재 유뮤인데, 작가는 클라이언트와의 타협이 없는, 오롯이 자신을 표현하는 작업을 놓지 않는 것이 그래픽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 말한다. 

작가는 사람들이 음악가에게는 음 하나하나의 의도를 묻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시각물의 경우에는 의도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음악처럼 받아들여지기를 원한다고 덧붙인다. 자신이 작품을 만들 때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황수현 vmflxlzhzh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