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위를 달려라, 길동!

Run on the Cels, Gil-dong!

2025.5.2.-8.30.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은 한국영화박물관(마포구 상암동 소재)에서 약 30년간의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조명하는 '셀 위를 달려라, 길동!'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장 입구


1967년 개봉된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신동헌)부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한 <로보트 태권 V>(1976년, 김청기), 태권도 열풍을 불러일으킨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년, 임정규), 80년대 고교 야구 붐의 시작이 되었던 <독고탁 태양을 향해 던져라>(1983년, 박시옥) 그리고 독보적 캐릭터 <아기 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까지 지난 30년 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애니메이션과 그 주인공 캐릭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홍길동(1967) 녹음대본 사본 표지


그림의 총 매수 125,300장, 그림의 가로 길이 합 3,759,000m, 남산 높이의 150배. 제작비 5,400만 원, 실사영화 10편 제작 가능한 제작비로 한국영화 사상 최고액. 이 숫자는 <홍길동>의 홍보 문구이다. 약간의 과장은 있을 수 있지만, 당시 열악했던 한국영화 산업을 고려해 본다면 상당한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 그 결과, <홍길동>은 개봉 이틀 만에 45,982명, 6일 만에 12만 명에 달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그 해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다. 


<홍길동>의 흥행은 단순히 숫자적 성공에 그친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가 전무했던 당시에 우리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로 담아내는 것은 물론 한국 애니메이션 스타일과 기준을 만들며 애니메이션 산업의 태동기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홍길동>의 키애니메이터로 참여했던 유성웅, 정욱, 김대중은 각각 신원동화, 대원동화, 세영동화를 설립하여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원동력이 되었고, 상업적 가치가 있음을 확인한 극장가에서는 한해 2~3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홍길동(1967) 녹음대본 사본 내지


지금 세대에게는 고전 한국 애니메이션이 오히려 낯설지만 새로운 영상 콘텐츠일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털 한 올 한 올이 마치 살아있는 듯한 3D 애니메이션이 평범해진 지금이라 평면적이고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셀 애니메이션이 투박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애니메이터의 손에서 완성되는 과거 셀 애니메이션은 장면 하나하나에 고유한 질감과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 있다.




1967년부터 1990년대까지 개봉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은 100편이 훌쩍 넘는다. 한 해 극장용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을 한 편도 만나기 어려운 지금에 비추면 당시 관객, 특히 그 시절 유년기를 보냈던 관객에서 극장에서 보았던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은 기억의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관람객에게 유년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한국 애니메이션 VHS비디오 케이스


이번 전시는 디지털 3D 애니메이션 외에도 다양한 애니메이션 표현법이 존재하며, 셀 애니메이션만의 예술적 가치를 알리고 있다.



셀 애니메이션 체험과 스탬프 이벤트 등 참여형 섹션도 준비해 5월 가정의 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이다. 장면의 시작이 되는 원화부터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원화 사이사이 그려 넣는 동화, 그리고 이 그림을 투명한 셀로 옮기는 작업과 피사체의 윤곽을 따라 그리는 선화, 색의 순서에 따라 하나하나 셀 위에 색을 칠하는 채화까지 이 모든 과정이 애니메이터의 손에서 완성되는 것이 바로 셀 애니메이션이다. 


기획전시실을 나오면 바로 옆 상설전시실 입구가 보인다.



상설전시실 입구



한국영화 연표



<바보들의 행진>검열대본 (하길종, 1975)



전시실 전경



영화감독 하길종 영화감상 노트, UCLA 재학 당시 편집 도구와 파이프



'영화미술의 선구자, 멜리에스' 섹션



 한국영화 관련 다양한 트로피와 필름이 모여있는 전시장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