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들을 관찰해 보면 먹이가 그들의 모습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낙엽처럼 양분이 적고 소화시키기 어려운 먹이를 먹는 종은 비교적 골격이 작고, 힘이 약하며, 예민한 체질이다. 적은 에너지로 살아가야 하고, 먹이가 발효될 수 있는 긴 대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무껍질을 뜯어먹는 종들은 손바닥에 부드러운 솜털이 있고, 손가락이 앙상한 경우가 많다. 몬스터들은 위장이 유일한 방어 수단일 때가 많다. 몬스터의 일부가 나뭇가지, 이끼 덩어리, 뱀 껍질 등을 닮아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활공하는 몬스터들은 앞뒤다리 사이에 피부가 늘어난 비막을 지니고 있는데, 이 비막은 매우 유연한 조직이며,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다. 그 덕분에 그들은 상당히 먼 거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바다 또한 많은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그 중에는 영원한 어둠의 심해에 잠겨 믿기 어려운 형태의 몬스터들이 살고 있다. 추측컨대 일생에 단 한번만 먹이를 먹는 몬스터도 존재할지 모른다.”
- 작가의 생각

기온이 따뜻하고, 토양이 비옥하고, 햇빛이 가득하고,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는 가장 사치스러운 에너지가 활동한다. 그러나 구름이 많고 추운 황량한 곳의 창조물은 어쩔 수 없는 생존전략을 택하게 된다. 인간의 뇌의 범위를 벗어난 시간과 공간의 사각지대에도 창조물의 생존전략은 늘 존재해왔다. 이는 예술가가 창조한 창조물의 생존전략에 대한 이야기이다.
※ 이승애 작가는 2011년 두산아트센터 뉴욕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