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미술반에서 수채화를 무척 잘 그리는 학생을 부러워하여 그 기교를 배워 보려고 하였지만 못했다. 결국 나는 수채화의 테크닉보다는 다양한 형상을 단순화하는 디자인대회에 나가서 나무를 형상화하여 특상을 하였다. 결국 나는 형상을 다루는 조소과에 입학했다. 홍익대 조소과에서 조각을 하면서도 화가 폴고갱을 무척 흠모하여 그의 일생에 대한 소설책도 읽고 그 당시 무척 비싼 가격의 폴고갱의 원서화집을 명동의 책방에서 구입하기도 했다. 이제는 확실하게 어릴적의 꿈대로 돌아왔다. 나는 가끔씩 초등학교때의 크레파스화를 그리워한다.
지난 9월 1일 2010아트광주에 참가 하고 저녁에 신양파크호텔에서 무서운 번개소리와 무엇이 심하게 부서지는 소리를 듣고도 그것을 현대음악의 표현으로 착각하고 한동안 감상하다가 곤히 잠들었다. 아침에 같이 묵었던 친구가 어쩜 그런 소리에 금방 잠이 들 수가 있었느냐고 하여 나의 귀는 좀 유별나다고 답변했다. 나의 그림의 주제가 현대음악을 재해석하는 작업이어서 음악을 고르는 것은 작곡을 전공한 딸아이의 몫이다. 나는 항상 딸아이한테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음악 CD를 구입해야 엄마의 작업이 앞서간다고 추궁한다. 가장 순수한 어릴적의 크레파스화를 생각하며 그때의 작품처럼 동심으로 돌아가서 순수한 표현을 하고싶다. 나는 항상 무엇이든 잘 버리고 주변을 정리 정돈하는 습관이 있다. 나의 작업에 걸림돌이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씩 어릴 적의 크레파스화나 나무를 형상화했던 디자인 작품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그리고 혼자 미소짓는다. 어릴 적부터 색채표현에 좀 소질이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