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아트페어 《아트오사카 ART OSAKA》가 올해 16회를 맞아 총 닷새 간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부스들을 집결시켜 놓은 전형적인 “갤러리 섹션”은 오사카 시내의 나카노시마 소재 오사카시 중앙공회당에서 7월 19일부터 21일까지, “확장 섹션”은 18일부터 22일까지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와 함께 오사카의 자매 도시인 독일 함부르크 출신 작가와의 특별 교류전도 함께 열렸다. 특히 확장 섹션은 기즈 강 어귀 기타카가야의 옛 조선소를 개조하여 만든 크리에이티브센터 오사카를 중심으로 지역 작가 작업실과 크고 작은 전시 공간, 대안 공간까지 소개하고 있었다.

크리에이티브센터 오사카 외부 ⓒ 제공: ART OSAKA 2024
필자는 페어는 물론, 개별 작가들의 작업실부터 각종 지역 갤러리와 특별전, 그리고 대형 현대미술관인 나카노시마미술관과 국립국제미술관까지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받았다. 오사카에서는 예술 활동의 갖가지 극단과 첨점이 지역 사회와 서로 긴밀하게 뒤섞이고 공명하고 있었다. 확장 섹션 내부에서는 니시야마 미나코(1965- )가 핑크빛 팝컬처를 전유하여 일본의 소비문화와 성산업의 이미지를 유희하게 하고 있었고, 바로 앞 야외 전시장에서 작가 Kooooosuk(こうす系)는 자신의 출품작 〈CANDY RACING〉을 앞에 두고 자신의 카레이싱 유튜브 채널과 드리프팅에서 느낀 쾌감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기 독일 유학길에 오른 중년 작가 오사키 노부유키(1975- )가 당시의 불안정했던 심리 상태를 기억하며 그어놓은 어지러운 펜 자국은 그래피티 작가 나제(NAZE, 1989- )의 회화작과 함께 조선소 창고를 개조한 집단스튜디오SSK의 다채로운 분위기를 구성하고 있었다. 목공소를 개조해 만든 뮤기타카가야(μ Kitakagaya) 스튜디오에서는 타니하라 나쓰코(1989- )가 자신이 경험한 잔혹한 악몽을 그려내고 있었고, 바로 옆 카구(Kagoo)갤러리 옆에서는 방문객이 젤라토를 먹으며 거닐고 있었다. 갤러리 섹션의 복도 한 구석에서는 후지 히로시(1960- )의 폐장난감 작업을 모티브로 아이들이 동물 조형물을 만들어보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젊은이로 붐비는 신사이바시스지 거리의 요시아키이노우에갤러리에서는 시마모토 쇼조(1928- , 구타이 창립 멤버)가 투척한 물감 자국과 캔버스에 낸 구멍을 볼 수 있었다. 국립국제미술관에서는 우메쓰 요이치(1982- )가 지역 도예가로부터 배운 기술을 활용하여 요셉 보이스의 자연적 예술관을 전유한 〈꽃가루받이〉 연작이 그의 선조가 경험한 전쟁의 이미지와 병치되고 있었고, 고가 편집샵이 즐비한 미나미호리에 한 가운데의 테즈카야마갤러리에서는 기무라 타케시(1980- )가 자전거 바퀴에 테니스 공을 꽂고 다니던 어릴 적 유행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었다.

크리에이티브센터 오사카 내부 전경 ⓒ 제공: ART OSAKA 2024
작품 판매와 갤러리 홍보의 목적을 넘어 관람객이 이런 다양한 지역 공동체 문화 환경과 호흡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된 이번 《아트오사카》는 새로움보다는 교류의 계보, 특이함보다는 예술과 삶의 연결 고리들을 중시한 체험의 장이었다. 《아트오사카》를 설립한 인물인 야마구치 타카시(1953- )는 22년 동안 페어를 이끌어 오면서 국제 교류는 물론 지역 공동체와의 호흡도 꾸준히 강조해왔고, 지역 예술계의 수평적 확장과 수직적 심화를 모두 성취하는 데에 필요불가결한 기여를 했다. 페어의 몸집을 불리기보다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여러 전통 공예소와 예술대학교를 품고 있는 교토와 오사카를 아우르는 간사이 지방의 예술 교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과 갤러리, 기획자 간의 두터운 신의가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 손지민(1984- ) 단국대 철학과 조교수, 예술비평가, 2016 신춘문예 미술평론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