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e Namy, 〈Dub Plants〉, 2024-2025 ⓒ 2025 Shariah Bienial

Reetu Sattar, 〈জট Knot〉, 2024 ⓒ 2025 Shariah Bienial
3년 전, 이태원에 위치한 아마도예술공간에서 묵직한 책 한 권을 발행했다. 『아마도예술공간 클로니클 2013-2022』이란 제목의 이 책은 10년간 아마도에서 벌어진 다양한 전시와 퍼포먼스, 강연, 공연, 워크숍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연대기적으로 살핀다. 말하자면 지난 10년에 걸친 아마도예술공간의 역사가 들어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박혜성 운영위원장을 비롯하여 김달진, 김미진, 로렌시나 화란트-리, 서진석, 안규철, 유진상, 윤범모, 필자 등 운영위원의 회고글과 박성환 디렉터와 신양희 큐레이터의 아마도에 대한 개관이 들어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태원은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유명하다. 날마다 새로운 패션이 태어나고 문화와 예술이 실험되는 이곳은 다양한 인종이 모이는 유행의 진원지이자 국제적 문화의 탄생지이다. 아마도예술공간은 낡고 오래된 이태원 동네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옛날 여인숙을 연상시키는 작고 아담한 3층 건물은 방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크고 작은 여러 방(전시실)은 작가들이 미술실험을 하기에 적격이다. 이 건물은 원래 키치미학의 대명사인 최정화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카페 ‘꿀 앤 꿀풀’로 유명한 곳이다. 낡은 듯 하면서도 신선하고, 옛스러우면서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된 건물은 마치 ‘다다(Dada)’식 게릴라 퍼포먼스가 느닷없이 터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들게 한다.
이 건물에서 아마도사진상 9회(개인전), 아마도전시기획상 9회(단체전), 아마도애뉴얼날레 9회, 개인전 26회, 기획전 29회 등 총 82회의 전시와 아티스트 토크, 워크숍 등 26회의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61명의 큐레이터와 미술평론가, 연인원 355명의 작가가 참여함으로써(이상 2022년 기준), 명실공히 국내의 대표적인 실험미술 대안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아마도는 운영위원과 큐레이터 및 관계자의 정신적 충전을 위한 국내외 문화예술 탐방을 기획했다. 수년 전 지중미술관과 베네세하우스, 이우환미술관 등으로 유명한 일본의 나오시마 섬을 돌아본데 이어 올해는 3박 5일 일정으로 중동의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탐방하였다. 아라비아반도 동부에 있는 아랍에미리트(United Arab Emirates/UAE)는 인구가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부유한 연합국이다. 수도는 아부다비, 최대도시는 두바이이다. 박혜성 대표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아쉽게도 불참한 가운데 김달진, 안규철, 유진상, 서진석, 필자 등 운영위원 일부와 백송민, 박성환, 신양희 등 큐레이터 및 관계자는 짧은 방문기간에도 피로조차 잊은 채, 아랍 문화와 예술, 사회를 만끽했다. 관광안내인의 설명에 따르면 1956년만 해도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던 이 일대가 지금은 하늘을 찌르는 초고층 국제도시로 성장했으니 실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이번 일정 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샤르자비엔날레(2.6-6.15, SharjahArt.org)이다. 이 격년제 미술행사는 1993년에 창설, 2002년도에 샤르자미술재단이 설립되면서 아랍권의 명실상부한 대표적 비엔날레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비엔날레의 주제는 ‘To Carry’. 흔히 ‘나르다’, ‘휴대하다’, ‘전달하다’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이 단어를 앨리아 스워스티카(Alia SWASTIKA)외 기획자 4인이 독자적인 해석으로 선보였으며 한국에서는 김상돈 작가의 〈불광동 토템〉(2010)이 출품되었다. 베네치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샤르자비엔날레 현장은 높고 낮은 사각형의 파빌리온들을 좁고 긴 골목들이 연결시켜 연한 베이지 흙색으로 대변되는 아랍의 문화적 정체성을 물씬 풍긴다. 과연 샤르자비엔날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