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커뮤니티 연합(ACA) 공식 웹사이트 출처. ArtistCommunities.org



ACA가 제안하는 ‘건강한 레지던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요소(The Five Pillars of a Healthy Residency)’
출처. ArtistCommunities.org/news/five-pillars-healthy-residency


레지던시 참여는 창작자에게 소중한 경험이자 창작 여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레지던시를 선택하는 일은 단순한 경력사항으로만 취급될 수 없는 복잡함을 내재한다. 마찬가지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기관도 레지던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창작 활동과 직결되어 발생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포함해, 일종의 작은 사회라 할 수 있는 예술가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의 문제, 심리적 갈등, 재난과 위기 상황같은 여러 복잡 미묘한 사항을 세심히 고려해야 한다. 

이에 레스 아티스(Res Artis), 아티스트 커뮤니티 연합(Artist Communities Alliance, 이하 ACA), 트랜스아티스트(TransArtists) 등과 같은 글로벌 레지던시 네트워크는 레지던시 참여를 희망하는 작가뿐만 아니라, 기존 레지던시 운영자 및 레지던시 운영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를 제작·배포하거나 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예술가가 더 효과적으로 레지던시를 활용하고, 레지던시 운영 기관 또한 보다 전문적인 환경 속에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중 미국 국제 레지던시 네트워크인 ACA는 레지던시 운영의 기본 구조이자 진단 도구로서 「건강한 레지던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다섯 가지 핵심 요소(The Five Pillars of a Healthy Residency)」를 제안한다. 이 요소는 각가 기관의 정체성(Identity), 프로그램 설계(Program Design), 운영(Operations), 리소스 개발(Resource Development), 관리(Stewardship)로, ACA 대표 리사 펀더버크(Lisa FUNDERBURKE, 1970- )에 의해 2010년도에 개발되었다. 

우선 정체성 측면에서, 기관은 존재 이유를 명확하기 위해 정체성을 갖추고, 기관의 브랜드가 무엇인지 알며, 기관이 동시대 문화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야 한다. 두 번째로 프로그램 설계 부분에서는 조직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직에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이 누구이며, 이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조직은 이들에게 어떠한 활동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운영 측면으로, 레지던시 조직은 업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네 번째로 리소스 개발 측면에서 조직은 정체성, 핵심 구성원,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업무에 필요한 리소스, 시간, 돈, 기술, 관계 등을 파악하고 별도의 리소스 개발 계획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관리 측면에서, 레지던시는 예술가와 레지던시 관계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그들이 속한 영역과 커뮤니티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ACA는 이러한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바탕으로 레지던시가 예술가 커뮤니티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안정된 운영을 유지하는 것이 조직의 모든 영역에 형평성(Equity)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힘이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형평성이란, 소외된 영역이 늘 자리하는 정책과 현장에서의 관행에서 벗어나, 레지던시 내의 모든 구성원이 평등한 관계 안에서 창작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조직의 체계가 추구해야 할 하나의 중요한 원칙을 뜻한다.

오랜 시간 국공립미술관을 중심으로 작가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써온 많은 레지던시가 점차 문을 닫거나, 변화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ACA가 제시하는 이러한 레지던시 운영을 위한 가이드는 건강하고, 공정하고 정의롭고 포용적인 레지던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기관이 취해야 할 성찰과 점검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 황정인(1980- ) 홍익대 예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런던 골드스미스대 대학원 문화산업과 석사. 사비나미술관·프로젝트스페이스사루비아 큐레이터 역임. 현 비영리연구단체 미팅룸 대표·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