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미수(米壽)를 맞이한 미술평론계의 원로 오광수는 자타가 인정하는 현장평론가이다. 196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공모에 「전통계승의 자세: 동양화의 내일을 위하여」란 제목의 비평 글이 당선, 공인(公認) 평론가 1호가 되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사상 첫 신설된 미술평론 부문에서였다. 그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그는 미술평론을 필두로 미술사·전시기획·미술행정·미술품 감정 등 미술이론 분야의 외길을 걸어왔다. 백수(白壽)를 바라본다는 망백(望百)이 멀지 않은 88세(米壽; 미수), 1937년 생(生)이다.



『오광수와 한국현대미술 88인』 2025, (사)한국미술연구소


그의 공적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 두 개가 최근에 열렸다. 하나는 (사)한국미술연구소가 주관한 ‘오광수 선생 미수기념집출판기념회’이며, 다른 하나는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공동주최한 ‘오광수 미수米壽 기념 학술 세미나’이다. 이 모두는 1세대 미술평론가이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광주비엔날레 총감독,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을 지낸 오광수의 평생에 걸친 미술계 활동과 미술평론에 바친 열정에 후학들이 마음을 모아 헌정한 뜻깊은 행사였다.

미술전문지 『아트인컬처』 12월호에서 「광복 80년 한국미술 80년」 시리즈의 8회차로 비평을 다뤘는데, 80명에 이르는 미술전문가 앙케트 결과 뽑힌 비평의 ‘Key-Person’ 143명 중 상위 12인 가운데 첫 번째로 오광수를 실었다. ‘한국 미술비평의 살아있는 거장’인 그를 가리켜 “1970년대 이후에 한국 현대미술의 ‘계보화’와 주요 미술인의 ‘작가론’, 양 방향을 파고들었다. 전체와 개별의 서사를 엮어 우리 미술계의 거대한 지형도를 그린 인물”로 묘사하며 공적을 기렸다.



오광수 미수米壽 기념 학술세미나 ⓒ 김달진


2025년 11월 20일 오후 4시에 아르코 예술가의 집에서 개최된 ‘오광수 선생 미수기념집 출판기념회’에서는 두툼한 화집이 출판기념회의 주인공인 오광수 선생에게 헌정되었다. 후배 평론가인 서성록 전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이 증정한 『오광수와 한국현대미술 88인』이란 제목의 이 화집에는 평생에 걸쳐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단색화를 비롯하여 수묵화·추상화·구상화·극사실화·조각·미디어아트 등등 88명에 달하는 다양한 장르의 대표 작가의 작품 이미지와 오광수의 비평문이 수록되었다. 이 책의 발간에 즈음하여 홍선표 추진위원회 고문은 “...선생이 평문을 쓴 작가들 가운데 한국 현대미술의 전개에 주역으로 활동한 80인의 대표작 및 관련 글과, 선생을 존경하는 신세대 작가 중 8인으로 편성했다”고 출판의 의의를 밝혔다. 이 책에는 오광수의 미술계 활동에 대해 후학들이 쓴 글이 실려있는데, 서성록의 「‘오광수’라는 이름의 서사」를 비롯하여 김이순의 「현장에서 역사로, 역사에서 현장으로-평론가이자 미술사가로서의 오광수」, 문정희의 「오광수와 한국 현대미술, 국제적 동시성의 발로」, 정수진의 「한국현대미술의 현실적 대안, 오광수의 초기 미술비평」, 이민수의 「오광수의 한국화 비평, 수묵화 운동을 다시 보며」 등이다.

또, 2025년 12월 10일 오후 2시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국립현대미술관과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공동주최한 ‘오광수 미수米壽 기념 학술세미나’에서는 4인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서성록의 「전통의 재창조와 ‘비물질화’: 오광수 선생의 한국 근·현대미술론」, 김병수의 「오광수 미술평론의 미학적 유산: 한국 현대미술 주체성과 역설적 정체성의 미학」, 김인아의 「오광수의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다층적 기여」, 강수정의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언어를 모색하다: 오광수 관장의 전시와 큐레이터십」 등이다.이상 살펴본 글과 논문들은 60여 년에 걸쳐 이룩한 한국 미술비평계의 원로 오광수의 삶과 비평, 업적에 대한 후학들의 연구 결과인 동시에 분석이며, 놀라움(驚異)이기도 하다. 선생의 건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