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홍콩 반환 20년이 되던 2017년 중국 정부는 인구 7000만 명이 거주하는 광저우-선전-홍콩-마카오 등 9개 도시를 하나의 경제통합지구로 개발하는 “웨강아오 대만구(粤港澳大湾区)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2019년 실행에 들어갔다. 이후 홍콩에서는 중국 본토와의 연결이 급속히 진행되었고, 고속철로 20-40분 거리에 있는 광저우와 선전에서는 초대형 미술관이 건립되고 아트페어와 트리엔날레가 개최되었다.

Joseph KOSUTH, 〈Price & Value〉(2008) ⓒ Almine-Rech Gallery, 2026 Art Basel HK 출품작.
2013년부터 홍콩의 봄철 미술시장의 시그니처가 된 《아트바젤홍콩 Art Basel Hong Kong》은 세계 41개국 240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아시아의 프리미엄 아트페어답게 관람객 수도 증가하고, 열정적인 컬렉터와 기관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5일간 9만 1,500명이 방문하고, 27개국 170여 개 미술관과 재단 대표들이 찾았다. 부스비와 부대비용 등 총비용의 상승으로 어떤 갤러리는 부스 크기를 줄이거나 참가 여부를 숙고하고 있었다. 2015년부터 열린 위성 아트페어 《아트센트럴 Art Central》도 여전히 관람객으로 붐볐고, 올해 참가 갤러리 117개 중 한국 갤러리가 20개를 넘었다.
홍콩지점을 설립하여 4-50년이 지난 소더비(Sotherby’s)와 크리스티(Christie’s) 경매회사들은 노련한 걸작 소싱과 구매자 확보로 기록 경신을 이어갔으며, 서구 작가와 일본의 쿠사마가 최고가와 고가 낙찰을 주도하였다. 크리스티의 이브닝 세일에서는 이우환, 이성자, 이배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포함한 37점이 100% 낙찰되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177억 원), 산위(123억 원), 발터 스피스(Walter Spies, 113억 원), 쿠사마 야요이(76억 원), 자오우키(67억 원), 반 고흐(64억 원) 등의 작품이 모두 팔리며 이브닝 세일답게 단일 경매의 총 거래액이 1,264억 원에 달했다.
소더비의 이브닝 세일에서는 이우환, 박서보, 이성자, 김환기, 그리고 조선도자기 2점이 출품되어 모두 낙찰되었다. 한 프리뷰 룸에 사이 트웜블리 작품을 정면에, 그리고 좌우에 루치아나 폰타나 작품과 박서보 연필 묘법을 전시했다. 조안 미첼(257억 원), 마크 로스코(125억 원), 쿠사마 야요이 호박 조각(93억 원), 산위(89억 원), 자오우키 2점(76억 원, 60억 원) 등 59점이 출품되어 55점이 낙찰되었다. M+미술관 바로 앞에 위치한 필립스에서는 쿠사마 야요이와 장샤오강 등의 작품 15점이 낙찰되었고, 하얏트호텔에서는 한국 서울옥션의 3월 경매 하이라이트 프리뷰가 진행되었다.

좌측부터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정도련 M+부관장, 서진수 필자, 김달진 관장.
세계 유수의 갤러리 지점들이 주도하는 갤러리 시장에서도 아트바젤홍콩 기간에 맞춰 전속작가들의 전시가 이어졌다. M+미술관에서는 한국 작가 이불 특별전과 자오우키 판화전이 열리고, 아시아아트아카이브(AAA)에서는 중국의 인기작가 장샤오강의 전시회와 좌담회가 열렸다.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의 자오리 교수가 이끄는 아시아미술시장연구학회(亞洲藝術市場硏究學會)는 대대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 외에 필자가 본 것은 M+미술관과 필립스 경매회사 주변에 계속 건설되고 있는 빌딩과 고속철도로 홍콩과 광저우, 선전 및 중국 본토의 여러 도시를 연결하고 있는 인프라 구축이었다. 홍콩 미술시장을 돌며 “웨강아오 대만구” 굴기로 10년 후에 홍콩과 중국 본토가 연결되어 지금보다 훨씬 거대한 시장이 될 미래의 홍콩을 보고 돌아왔다.
- 서진수(1956- ) 미술시장연구가, 세계에스페란토협회(UEA) 부회장.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교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에스페란토협회장 역임.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2006-2022 미술시장 연재. 『고전경제학파연구』(1999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애덤 스미스의 법학강의』(역저, 2002, 자유기업원), 『문화경제의 이해』(2005, 강남대출판부), 『단색화 미학을 말하다』 (2015, 마로니에북스) 등 저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