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연 교수의 ‘글로벌 미술사/한국 미술사’에 대한 질의
윤진섭 | 미술평론가
Ⅰ.
고동연 교수의 논문을 읽으면서 한국미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것은 뭐랄까, 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미술 현장을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일종의 금석지감(今昔之感)이랄까, 문화적 자긍심에 기인한 안도감과 결부된다.
고동연 교수의 논문을 읽으면서 한국미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것은 뭐랄까, 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미술 현장을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일종의 금석지감(今昔之感)이랄까, 문화적 자긍심에 기인한 안도감과 결부된다.
얼마 전에 1981년 이후 한국의 자연미술을 이끌어 마침내 세계화에 성공한 ‘야투(野投/Yatoo)’에 대해 언급하면서, “생수라는 말조차 없던 시기에 시작해서 폐수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고 썼는데, 고동연 교수가 이정실 교수와 공저로 펴낸 <맥락에서의 한국 근현대 미술(Modern and Contemporary Korean Art in Context(1950-Now), BLOOMSBURY, 2025>는 이 비유에 딱 알맞은 책이다. 이 책이 다루는 한국미술의 범위가 1950년 6.25 전쟁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기간이며, 현재는 ‘K-팝’과 ‘K-아트’로 대변되는 한국 문화예술의 중흥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1977년부터 한국 전위미술의 대명사 격인 ‘ST’그룹의 멤버로 화단활동을 시작하면서 서양에서 발원한 개념미술(Conceptual Art)과 행위예술의 일종인 이벤트(Event)에 빠져 지냈다. 참으로 어둑한 시절의 이야기인데, 지면관계상 그 이후의 과정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문제는 현재다. 2023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역사적 전시가 하나 떴는데,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다. 이 전시는 이 시기의 한국 실험미술을 다룬 것인데, 공동주체인 구겐하임미술관에서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라는 타이틀로 열렸다. 이 전시를 전후하여 많은 한국의 현대미술이 해외 유수의 미술관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 책에도 소개된 것처럼 L.A 카운티 뮤지엄(LACMA)에서 열린 [한국 근대미술 ‘사이의 공간’(The Space Between: The Modern in Korean Art)](2022)을 비롯하여 프랑스 케르게넥미술관(Domaine de Kerguėhennec)의 [Dansaekhwa](2016) 등등 많다.
Ⅱ.
이러한 현장의 변화가 이번 발표 논문의 주제인 ‘글로벌 미술사/한국 미술사’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동연 교수는 “과연 한국 미술사는 글로벌 미술사와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가”라는 질문을 화두로-발표자 자신의 표현을 빌면 ‘일종의 사명처럼’-양자 간의 역학관계를 자크 라캉(Jacques Lacan), 제임스 엘킨스(James Elkins), 테리 스미스(Terry Smith) 등 여러 이론가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분석, 풀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논의의 초점은 ‘탈서구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미술사의 서구중심적인 시각에 대하여 비판하고 독자적인 책을 출판하기 시작한 미술사가들의 활동에 주목”했다. 목표는 서구의 오랜 미술사관이자 미술사적 기술방식인 선형적 발전 구도의 분열과 해체. 이를테면 다음의 문장을 보자.
”글의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글로벌 미술사와 한국 미술사 사이의 관계성을 규명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복잡한 일이다. 대신 필자는 당연시 여겨져 왔던 서구중심적인 미술사적 체계의 특징을 파헤치고 분열시킬 방법을 제시해보고자 했다. 교과서를 집필하고 20여 년 전 국제대학원에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예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글로벌 미술사나 역사가 어떻게 동아시아 한국의 미술사나 작가를 둘러싼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는지를 집중해서 다루고자 했다 흔히 말하는 서구적인 미술사적 내러티브가 강조하는 단절 대신에 얼마나 다양한 시대적이고 미술사적 영향 관계들이 한 작업에 실타래처럼 혼재되어 있는지를 다루었다.“
이번에 이정실 교수와 공저로 펴낸 고동연 교수의 <맥락에서의 한국 근현대 미술>은 변모된 세계미술의 지형도를 바탕으로 한국미술의 지도를 새롭게 그려내고자 하는 데 그 의도가 있어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해석과는 관점을 달리하는 새로운 해석이 요구되는데 이 책은 그 점에 충실하다.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 논문에서 언급한 이 책의 내용 외에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설명을 부탁드린다.
1차 게재: 2025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학술세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