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상의 현황과 전망
예전이나 지금이나 국내 미술계의 현실은 열악하다. 매년 전국에 산재해 있는 각 미술대학들에서 수많은 예비작가들이 배출되고, 그 가운데 절대 다수가 속수무책으로 실업자의 대열에 편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술시장 역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상업화랑이 중심이 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더욱이 작품이 내재하고 있는 물질적 근거가 약하기 마련인 일부 현대미술의 경우에는 아예 유통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예술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예술에 대한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이런 현실은 더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예술에 대한 인프라의 구축과 예술 진흥정책은 전에 없이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예술을 진흥하는 여러 형태의 채널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의 각종 예술 진흥사업과 함께, 기업이 예술가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메세나 사업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시야를 미술계 내부로 좁혀 보면 공공조형물 사업과 미술은행 사업이 있다. 공익성의 강조와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는 취지에는 공감이 가지만, 문제는 언제나 그 제도를 누가 어떻게 운용하느냐 일 것이다.

국내 주요 미술상
현실적으로 피부로 와 닿는 진흥 채널로는 현지 제작을 목적으로 한 각종 심포지엄, 작가교류를 목적으로 한 각종 레지던시 프로그램, 그리고 특히 주로 신진작가 발굴 육성이 목적인 각종 공모전과, 주로 기성작가 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미술상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미술상과 관련해서 보자면 현재 국내에는 대략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각종 언론매체, 각종 미술단체, 미술관, 미술잡지가 운영주체로 참여하는 다양한 유형의 수상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그 수로만 치자면 미술진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다. 이처럼 수상제도가 많다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지만, 문제는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거나, 사실상 나눠 먹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상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며, 이러한 권위를 상실할 때 그 상은 존재할 이유도 가치도 상실하게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주요 미술상을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문화관광부』는 각 부문별 <문화훈장>, <대한민국문화예술상>, 그리고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운영해오고 있다. 서훈대상자와 수상자는 전국의 문화예술단체, 문화예술 전문잡지, 지방자치단체, 신문 및 인터넷 공모를 통해서 후보자를 추천 받은 연후에,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선정 확정된다. 이 가운데 2004년 현재 36회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은 주로 원로와 중진 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리고 지난 1993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은 주로 20,30대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예술원상>은 1955년부터 매년 문학, 미술, 음악, 그리고 연극.영화.무용의 4개 부문에서 탁월한 예술창작활동으로써 국내 예술진흥에 현저한 공적이 있는 예술인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2004년 현재 49회에 이른 이 상은 주로 예술원 회원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2004년) 처음 제정된 <대한민국 문화유산상>은 『문화재청』(문화재청장 유홍준)이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를 발굴, 포상하기 위한 상이다. 각각 학술 연구 부문, 보존 관리 부문, 봉사 활용 부문별로 수상하며, 고미술과 문화재 관련자를 대상으로 하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2004년 현재 18회에 이른 <예총예술문화상>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장 이성림)가 제정한 상으로서, 각 분야별 대상 수상자와 공로상 수상자를 선정 수상한다. 역대 수상자를 보면 주로 미협(미술협회)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은 매년 <올해의 작가>를 선정 발표해오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한 작가를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는 미술관에 근무하는 학예연구직 전원으로 구성된 작가선정위원회에서 각 학예직이 2인 이내의 작가를 추천하고 토론을 거쳐 최종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이 선정한 것인 만큼 한국 현대미술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2004년 현재 9회에 이른 <월간미술대상>은 미술전문잡지 『월간미술』이 제정한 국내 유일의 종합 미술이론상이다. <월간미술대상>은 한국 미술이론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 제정되었으며, 한국화가 일랑 이종상의 출연금을 바탕으로 삼성문화재단의 지원과 중앙일보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각각 평론 학술부문, 전시기획부문, 특별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부연하면, 평론 학술 부문은 매년 발표된 저작과 평론 중에서 최우수작을 선정하며, 전시기획부문은 매년 국내에서 열린 최우수 미술전시회를 선정한다. 그리고 특별 부문은 미술 관련 분야의 최우수 업적을 선정한다. 산하에 『월간미술대상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후보자 추천을 받아 『월간미술대상 운영위원회』가 위촉한 각 부문별 심사위원들이 심의 선정하고 있다.
그리고 원로 미술평론가 이경성이 1981년 제정한 <석남미술상>이 있다. 이경성의 호를 딴 『석남미술문화재단』(이사장 이경성)에서 주관하고,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위임을 받아 운영하는 상으로서, 매년 35세 미만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수여되는 상이다. 산하에 『석남미술상 추천심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한 예술원 회원이자 원로 조각가인 윤영자가 1989년 제정한 <석주미술상>(이사장 윤영자, 운영위원장 이종상)이 있다. 윤영자의 호를 딴 <석주미술상>은 35세부터 59세 사이의 여성미술가를 대상으로 회화.판화, 조각.설치, 공예, 평론 중에서 매년 1회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 시상한다.
그리고 『조선일보사』가 1989년 제정하여 2004년 현재 16회에 이른 <이중섭미술상>이 있다. 산하에 각각 『이중섭미술상 창립위원회』와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또한 2004년 현재 5회에 이른 <이인성미술상>은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의 화업을 기리고, 지역화단의 활성화를 위해서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그런가하면 1992년 제정된 <오지호미술상>은 서양화가 오지호의 화업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서, 『광주문화예술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한다. 각각 본상과 특별상으로 나뉘어 선정 수상한다. 또한 <이동훈미술상>은 서양화가로서 대전 충청지역 미술계를 개척하고 미술 발전에 기여해온 이동훈 선생을 기리기 위해 대전 MBC 방송국이 2003년 제정한 상이다. 역시 본상과 특별상으로 나뉘어 선정 수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상들은 대개 지역화단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리고 <하종현미술상>은 현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인 하종현이 2001년 제정한 상으로서, 2004년 현재 4회에 이르고 있다. 주로 현대미술 전공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이다. 그런가하면 2004년 현재 3회에 이른 <윤명희미술상>은 미술인이 아닌 개인에 의해 제정된 점이 특징이다. 『소동문화재단』 이사장이자 울산광역시 시의원인 윤명희가 2002년에 제정한 상으로 왕성한 작품활동과 함께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국내작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특별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운영자 자신이 직접 작가를 선정해오고 있다. 또한 <김수근문화상>은 『공간』 창설자인 고 김수근의 뜻을 기리기 위해 『김수근문화재단』(이사장 김원)이 1990년 제정하여 2004년 현재 15회에 이른 상으로서, 주로 건축가를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김종영조각상>은 『김종영미술관』이 주관하는 상으로서, 1990년에 제정되어 2004년 현재 8회에 이르고 있으며, 조각가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각가를 대상으로 한 상으로 <김세중조각상>을 들 수 있다. 조각가 김세중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발족된 재단법인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가 고인의 1주기를 맞은 1987년에 제정한 이후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는 것이다. 1990년부터는 40세 미만의 젊은 작가를 대상으로 한 <김세중청년조각상>을, 그리고 1998년부터는 미술이론가를 대상으로 한 <한국미술저작상>을 함께 운영해오고 있다.
또한 2004년 현재 18회에 이른 <선미술상>은 선화랑과 선아트센터(대표 김창실)가 1984년 제정한 상으로서, 이후 매년 1명의 수상작가를 선정해왔으며 올해로 18명의 작가를 배출하고 있다. 각각 양화부문과 조각입체부문으로 나뉘어 격년제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런가하면 <모란조각대상> 역시 미술관이 운영주체로 참여한 경우다. 모란미술관(관장 이연수)이 제정하여 2004년 현재 6회에 이른 상으로서, 조각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체가 운영주체인 경우로는 <성곡미술대상>과 <송은미술대상>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성곡미술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성곡미술대상>은 각각 젊은 작가를 선정 수상하는 <내일의 작가상>과 기획공모를 대상으로 하는 <기획공모상>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송은미술대상>은 『송은문화재단』(이사장 유상덕)이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목적으로 제정한 상으로서, 2004년 현재 4회에 이르고 있다. 평면과 입체 작업을 하는 만 40세 이하 작가로서 최근 3년간 개인전을 1회 이상 개최한 작가를 대상으로 해서, 예선과 본심을 나뉘어 심사 선정한다. 작가와 미술이론가가 참여한 개별심사를 추후에 합산하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사전적인 협의과정이 없이 개별적인 심사로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반면 심사주체들의 성향이 다양할 경우에 이를 조율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점은 보완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프랑스에 적을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인 『에르메스』가 지난 2000년 제정한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이 있다. 2003년부터는 『에르메스 코리아』와 『아트선재센터』가 공동으로 주관해오고 있다. 한국의 역량 있고 창의적인 작가를 지원한다는 『에르메스 코리아』 측의 취지와, 주로 젊은 작가층을 중심으로 동시대 미술을 기획하고 전시해온 『아트선재센터』 측의 의지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2004년으로 5회에 이른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창의성에 맞춘 만큼 주로 미디어 작가와 함께, 정통적인 조형형식을 벗어난 설치미술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심사방법은 5명의 추천위원이 각자 2명의 작가를 추천한 후, 국내외 미술계 인사로 구성된 5명의 심사위원단이 이 작가들 중에서 수상 후보자 3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일차 심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이렇게 선정된 수상 후보자가 각자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이 전시내용을 토대로 하여 심사위원들이 논의를 벌여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심의과정에 실제의 전시를 도입한 만큼 보다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료된다.
그런가하면 최근 수년 내에 사진이 뚜렷한 한 장르로서 자리 매겨지면서 이를 지지하기 위한 각종 수상제도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경우로는 <이명동사진상>을 들 수 있다. 1999년 한국 사진계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이명동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후배 사진작가들이 제정한 상이다. 2004년 현재 5회에 이른 <이명동사진상>은 장르 구분 없이 한국 사진문화 발전에 공이 큰 사람을 선정 시상하고, 2002년부터는 특별상 부문을 별도로 신설 운영해오고 있다. 그리고 2004년 현재 6회에 이른 <사진비평상>은 『타임스페이스』와 『스포츠조선』이 공동 주최하고, 사진전문 미술관인 『대림미술관』이 후원하며, 『사진비평상 운영위원회』가 운영해오고 있다. 자격을 만 35세 이하로 제한하고, 평론과 작품의 부문별로 대상 1명과 우수상 3명씩을 선정한다. 특히 평론 부문 시상은 비교적 평론가 층이 얕은 편인 국내 사진계에 이론적인 재원을 제공한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
2004년에 3회에 이른 <다음작가상>은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의 공동창업자로서 29세의 나이로 요절한 사진작가 박건희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박건희문화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고인과 마찬가지로 사진 및 영상을 매체로 작업하는 만 40세 이하의 작가를 대상으로 해서 매년 2명씩의 젊은 사진작가를 선정 지원해오고 있다. 사진 부문과 영상 부문에서 각 1명씩 2명의 작가를 순위 없이 선정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그리고 2003년 제정된 <지오올림푸스사진상>은 국내 최초의 다큐멘터리 사진상이다. 포토저널리즘의 시각에서 다양한 지역의 문화와 자연계의 정보를 제공하는 월간 『지오 GEO』가 주관하고 (주)『올림푸스한국』이 후원하는 이 상은 국내 포토저널리즘의 활성화와 사진시장의 세계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그리고 (사)『한국미술사학회』(회장 변영섭)가 주최하는 <우현학술상>은 미술사학자인 우현(又玄) 고유섭의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3년 제정된 상으로서, 주로 고대와 근대 미술사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한국화가를 대상으로 한 주요 수상제도로서 <이당미술상>(한국 채색 인물화에 뚜렷한 업적을 남긴 이당 김은호의 화업을 기리기 위해 후소회가 제정한 상으로서, 2004년 현재 7회에 이르고 있다), <월전미술상>(월전 장우성이 설립한 월전미술재단이 1991년 제정한 상이다), <안견미술문화대상>(안견기념사업회가 2003년 제정한 상이다), <허백련미술상>(의재 허백련의 화업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된 상으로서, 현재 광주문화예술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다) 등이 있다.
이외에도 주로 조각가를 대상으로 한 <문신미술상>과 <토탈미술상>과 <조각평론상>(조각 분야 전문 평론가를 양성할 목적으로 한국구상조각가회가 제정한), 공예작가를 대상으로 한 <목양공예상>(목공예가 목양 박성삼의 유족의 위임을 받아 사단법인 한국공예가협회가 제정한 상으로서, 2004년 현재 16회에 이르고 있다), 종교 예술인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미술상>(2004년 현재 17회에 이른)과 <카톨릭미술상>(2004년 현재 9회에 이른)과 <불교미술상> 등이 있으며, 그리고 기타 각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미술단체가 주관하는 상들이 있다.

올해의 예술상
이와 함께 『올해의 예술상 운영위원회』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는, 그리고 『국무총리 복권위원회』와 『문화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의 예술상』이 올해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기초예술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복권기금 12억원을 투입해 제정한 이 상은 지난 한 해 동안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독립예술 등 7개 부문별로 각각 최우수상 1건, 우수상 2건씩을 선정 수상했다. 최우수상에는 상금 5천만원을, 그리고 우수상은 3천만원을 수여하며, 또한 최우수상으로 선정된 전시는 2005년 3월 17일부터 30일까지 마로니에 미술관에서 일종의 재현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심사과정을 보면, 전문가 추천위원단의 추천과 국민 추천위원단의 인터넷 추천을 받아 1차로 총 26건의 전시가 선정되었다. 이렇게 선정된 26건의 전시를 대상으로 분야별 선정위원회의 심의과정을 통해서 2차로 총 10건의 전시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작가별 프리젠테이션과 함께 운영위원회의 최종 선정 과정을 통해 3건의 전시로 압축되고, 이 가운데 최우수상 1건과 우수상 2건의 전시를 최종 선정했다. 대략 예술에서의 창의성과 모험성, 향후의 예술을 이끌어나갈 저력, 작가의 전체적 역량을 기준으로 한 3단계의 심의과정을 거쳐 최우수상으로 오상길이 기획한 『고난 속에 피어난 추상전』(MIA), 우수상으로 김인경의 개인전 『Silent Voyage 2004』(모란갤러리)와 박충흠의 개인전(환기미술관)을 최종 선정했다.
시각예술분야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오상길의 『고난 속에서 피어난 추상전』은 기획의도의 창의성과 모험성, 다년간에 걸쳐 일관된 주제에 천착해온 진지함과 열성적인 실행의지, 특정 개인이 아닌 많은 이론가들과 작가들을 대폭 참여시켜 얻어낸 학문적 폭, 그리고 엄청난 양의 연구 성과물 등으로 심사위원 대다수의 고른 지지를 얻어냈다. 참고로, 이 전시는 기획자 자신이 지난 6년간에 걸쳐서 추진해온 한국현대미술의 재평가와 재조명의 과정을 다룬 ‘한국현대미술 다시 읽기’ 작업을 토대로 해서 이를 전시로 재구성한 것이며, 지난 9월에는 이와 관련한 1500여 쪽 분량의 자료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리고 우수상으로 선정된 김인경의 『Silent Voyage 2004』는 일종의 가방 형상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작업이 최근 미술 흐름과 관련하여 신선한 사례로 주목받을만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박충흠의 개인전은 그 동안 작가가 천착해온 기존 조각의 형식을 일정부분 보존하면서도, 여기에다가 빛과 공간의 상호침투라고 하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함으로써 조각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이 평가를 받았다.
문제점 및 향후 개선방안으로는 짧은 시행 기간으로 인한 준비부족의 우려가 제기되었고, 선정위원들이 모든 후보들의 전시를 직접 관람하고 심사에 임할 수 있도록 사전에(적어도 1년 전에) 선정위원을 지정함으로써 사실상 1년 내내 전시들을 사전에 평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대체로 심사과정은 공정했다는 중론이고, 다만 전시가 미술사적인 조망의 성격을 갖는 전시와 조각이라는 특정 분야에 집중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본 수상제도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좀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존재하는 이유가 다름 아닌 문화예술진흥임을 생각하면 이런 종류의 수상제도는 이미 오래전에 제정되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본 제도가 국내의 미술계를 건강하게 하는 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월간 문화예술 2005. 3월호 / 세계미술 흐름에 부응하는 수상제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