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위로 올라가는 높다란 계단참 중앙에 앉아있는 거대한 상은 주변에 흐르는 모든 기(氣)를 빨아들일 듯한 형세이다. 기도하는, 또는 열반에 빠진 듯한 조상(彫像)은 형태와 비례가 과장되게 울툭불툭 튀어나온 빛나는 근육으로 인해, 넓은 지표면을 점유하며 중심을 잡은 좌상이면서도 상당히 동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광장에는 ‘하나되는 꿈’이라는 수사학적 문귀와 걸맞는, 극적인 제스추어를 취한 기념비적 조상을 향하여 산들이 배치되어 있다. 녹색의 계조로 이루어진 산들은 힘찬 맥을 이루면서 뒤로 다이빙을 하는 듯한 인체의 무리들과 겹쳐진다. 비교적 명료하게 읽힐 수 있는 인체의 언어는 우주와 인간(‘기도’), 인간과 인간(‘하나되는 꿈’), 그리고 인간과 자연(‘꿈꾸는 산맥’)의 하나됨이라는 주제를 표현한다. 타자, 또는 보다 큰 실재와 하나가 되는 것은 평화를 위한 것이다. 몸의 평화, 마음의 평화, 그리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는 사회적인 평화 말이다. 통일이란 존재의 전체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종교적인 태도와 관련된다.
파편으로 떠돌며 살아야 하는 현대적인 삶의 조건과 비교한다면, 통일을 지향하는 박장근의 작품은 초월적이고 이상주의적인 비전이 있으며, 이러한 비전을 웅대한 기념비적 스케일의 조각에 담았다. 인간의 몸짓 언어와 관련된 통일이라는 주제는 육체 사이의 동화(同化)과정, 즉 죽음본능을 거부하는 에로스를 떠오르게 한다. 프로이트는 에로스의 목적이 더 큰 통일체를 형성하여 보존하는 것, 에너지를 묶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장근의 작품에서 기도하는 두 손, 두 인체가 한 덩어리가 되는 것, 매스게임을 하듯이 통일된 몸짓을 보이는 인간의 무리 등에서 이러한 동화의 힘이 감지된다. 주체와 객체가 하나가 된다는 생각은 다소간 낭만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사고 방식이다. 그것은 ‘꿈꾸는 산맥’에서,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유기체적 우주관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무한한 힘과 조응하며, 만물이 서로 통하고 연대감을 이루는 삶을 추구한다. 박장근의 작품에 나타나는 마니에리슴적인 인체 왜곡은 변형을 위한 변형이기 보다는, 서로 다른 개체 및 범주가 합일하기 위하여 선행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계간 조각 2006년 겨울호
박장근의 작품에서 기도하는 두 손, 두 인체가 한 덩어리가 되는 것, 매스게임을 하듯이 통일된 몸짓을 보이는 인간의 무리 등에서 이러한 동화의 힘이 감지된다. 주체와 객체가 하나가 된다는 생각은 다소간 낭만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사고 방식이다. 그것은 ‘꿈꾸는 산맥’에서,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유기체적 우주관으로 나타난다. 그것은 자연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무한한 힘과 조응하며, 만물이 서로 통하고 연대감을 이루는 삶을 추구한다. 박장근의 작품에 나타나는 마니에리슴적인 인체 왜곡은 변형을 위한 변형이기 보다는, 서로 다른 개체 및 범주가 합일하기 위하여 선행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계간 조각 2006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