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 [Nikepolitics](2008년)는 창과 문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간접 조명으로 차분하고 정갈한 다다미 방 한 가운데 자리한 검은 섹션에 전투 경찰 복장 도구들이 배열했다. 거기에는 헬멧, 워커, 보호대, 방망이 등 진압장비들이 놓여있다. 낡은 교실 마룻바닥 위에 놓인 번쩍거리는 컴퓨터처럼, 전통과 현대가 맞부딪히지만, 이 작품 역시 양자의 연속적인 면에 주목한다. 그자체가 어떤 반듯한 행동과 사고를 낳게 할 법한 이상적인 공간에 놓인 물건들은, 마찬가지로 질서정연함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공인된 폭력을 행사하는 전투 경찰의 소지품들에는 그들이 시행할 유사시의 행동 매뉴얼처럼 일련의 순서가 정해져 있다. 사회 정의를 수호를 위해 공공의 권력을 이임 받은 것으로 가정된 이들에게, 권력의 행사 또한 질서를 모델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인된 명분에 따라 엄격한 법도를 지키는 무사의 장비들도 연상시킨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이 절도 있는 사물의 배열은 그 안팎에 있는 신체들을 호출 한다. 그것은 갑옷 같은 전투 경찰의 복장에 꼭 맞는 훈련받은 육체, 그리고 경찰의 몽둥이에 잠시 일탈했던 궤도를 ‘올바르게’ 수정하는 순종하는 육체들이다. 히까루 후지의 작품에서 폭력 사태나 군대의 엄격한 규율을 떠오르게 하는 음울한 장면은 권력을 억압적이고 부정적인 것만으로 재현하지 않는다. 비디오 작품 [Nikepolitics]는 전투경찰의 이미지를 대중의 환호와 쾌락을 자아내는 스포츠 장면과 교차시킨 것이다. 시시각각 포착되는 전투복장을 갖춘 남자의 역동적인 자세는 마치 나이키를 착용한 운동선수 같다. 운동선수의 경우, 전투경찰보다 규율화의 강도는 더욱 크다. 우리는 동작 하나 하나의 효과를 계측하는 스포츠 공학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올바른 자세, 즉 잘 지켜진 규율적 질서가 최대 효과와 유용성을 낳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서 권력은 신체에 더욱 세밀하게 적용된다.

미셀 푸코가 [감옥의 역사; 감시와 처벌]에서 말했듯이, 복종시킬 수 있고 쓰임새가 있으며 변화시킬 수 있고, 나아가서는 완전하게 만들 수 있는 신체가 바로 순종하는 신체이다. 이러한 복종의 기술을 통해서 새로운 객체가 만들어진다. 엄격한 대열로 계열화 된 학생들의 이미지, 우두머리의 신호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전투 경찰, 그리고 거의 반사적으로 작동 되는 운동선수의 포즈에는, 훈련과 규율을 통하여 신체에 관통된 권력이라는 연결선이 존재한다. 다다미 방안에 놓여 진 모니터와 전투경찰 복장은 하나의 장면으로 종합되는데, 그것은 개인의 심신을 규정하여 궁극적으로는 개인을 생산하는 폐쇄된 공간으로서의 방, 모범적 사례를 보여주는 장면이 흘러나오는 기계 장치, 그리고 몸과 직접 맞닿아 작동하면서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물리적인 장비들의 총체이다. 히까루 후지의 작품은 이러한 장치들의 총체를 통해 사회적 개인이 만들어짐을 보여준다.
출전; 한-일 젊은 작가 비평가 교류 전 ‘Point’ (대안 공간 루프-일본 도쿄 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