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회를 맞는 송은 미술 대상전은 온라인 공모를 통해 445명의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로 1차 심사를 거쳤고, 27명의 예선 통과 작가가 작품 1점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시하여, 여기에서 이원호, 장선경, 정희승, 한경우 4명이 대상 후보 작가로 뽑혀 이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작품의 개념이나 계획을 넘어서, 실제 작품의 전시를 통해 평가를 받는 방식이며, 전시장에는 대상 후보 작가들 인터뷰가 방영되어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12월 9일에 오픈하여 일반 관객들에게도 공개된 네 작가의 작품 전시는 물질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점점 더 촘촘해지는 구조와 체계에 대항하여, 예술적 실험과 창조를 통해 반응한다. 그것은 27점의 예선 통과 작품들에도 발견되었던 경향이다. 송은 미술대상전을 통해 바라본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 경향은 새로운 맥락의 창조와 실험적 배치를 통해서, 강제된 흐름이나 고정된 지층을 만들어내는 코드화로부터 탈주하려는 공통된 움직임이 있다.
이원호는 현대미술의 전형적인 전시 공간인 화이트 큐브를 얼룩덜룩한 과거의 흔적과 중첩시켜 놓았으며, 영상작품에서는 다양한 경기장을 구획 짓는 하얀 선들을 지우는 행위를 보여준다. 각종 경기장의 선들을 지우면서 모아온 가루들은 전시장 바닥에 카페트처럼 다시 깔아 놓았다. 작품 [Time exposure]는 다시 채워지기 위해 삭제와 말소가 거듭되는 공간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을 암시하였으며, [The white field] 시리즈는 사회가 정한 게임의 규칙을 작가가 정한 예술적 규칙으로 전환한다. 그의 작품은 예술을 포함하여 사물이 순환하는 주기와 규칙의 경계선을 명료히 하는데, 그것은 위반을 통한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위반은 재배치를 통해 이루어진다. 위태롭게 세워놓은 유리문이나 쉽게 흩어질 수 있는 가루 바닥은 취약한 경계면과 선을 보여준다. 위반으로서의 작품은 축소와 환원이라는 폭력을 일삼는 체계와 구조를, 그리고 그것들의 자의성과 변형가능성을 예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의 모습을 성조기 문양에 끼워놓는 한경우의 영상설치 작품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제국의 일부분을 이루는 타자들의 존재를 분명히 한다. 타자들은 붉은 가로줄 무늬로 구획된 선을 침입하는 이질적 존재 같기도 하고, 그 강력한 체계에 의해 절단되는 것 같기도 하다. 제국의 거대한 권력이나 일상생활을 감시하는 카메라로 대변되는 미시권력은 공조하면서 작동된다. 성조기나 윈도우 화면의 변형은 권력의 좌표계처럼 보인다. 그것은 표상과 권력의 관계를 예시한다. 자본주의 헤게모니 하의 미디어 지배사회에서, 권력은 정보의 표준화에 의해 작동된다. 의자 같은 가구가 샴쌍둥이처럼 붙어있는 설치작품은 함열, 또는 분열하는 모습이다. 동질적 질서를 재생산하는 기제는 가속을 통해 동질성을 배반하는 이질성을 파생시킬 것이다.
건축적 스케일을 가지는 장선경의 작품은 지상에 굳건히 뿌리박은 듯이 보이지만, 공식적인 좌표에는 포착되지 않는 떠도는 섬이다. 그것은 국가 권력의 지배를 받지 않는 위치에 있으며, 외부와 격리된 자족적 체계로 운영된다. 인터넷에 정보를 무료 배포하는 이 섬은 소유와 정주에 기반 한 권력 질서를 혼란시키는 무정부주의적 기계이다. 작업실에 산재하는 사물들을 두서없이 담은 정희승의 사진작품 [Still-life]는 객관적인 분류와 체계로부터 벗어나 있다. 차이는 비 위계적인 방식으로 배열된다. 즉흥과 우연, 무계획성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잠재적인 것의 역량을 극대화한다. 그것들은 고정된 기능과 의미를 벗어나 미지의 것으로 변환중이다. 바닥에 설치된, 무수히 주름 잡힌 구멍 사진의 집적은 탈주로처럼 보인다. 이러한 유목적인 생성 또는 되기(nomadic becoming)는 지배적 재현 질서로부터 탈주하는 작가의 방식이다.
출전; 송은 아트스페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