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전형적인 특징은 반복이다. 현대의 일상은 거의 모든 것의 상품화를 통해 보다 면밀히 계측되고 배열되기에 더욱 권태롭다. 시장에서 기획된 상품들은 나날의 삶을 재미있는 사건으로 만들어줄 듯 유혹하지만, 일상의 소비를 위해 반복되는 노동을 인내해야만 하는 굴레를 덮어씌운다. 동일하게 반복되는 일상은 지겹지만, 일상의 무너짐에 대한 두려움 또한 있다. 예술은 이러한 반복을 벗어나는 독특한 차이로 기대되지만, 예술 또한 반복에 기초한다. 지배적 질서는 예술을 노동으로 전치시킴으로서, 전체 질서와 조화되는 기능을 요구하곤 한다.

작가에겐 예술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일상을 영위해야만 함은 물론, 창작 자체에도 반복의 요소가 있다. 화가는 하나의 정확한 선과 색을 뽑아내기 위해 수없이 반복한다. 차이는 이러한 반복의 집적에 의해, 그것의 양이 질로 전화됨에 의해 생겨난다. 여기에 작업의 고통과 희열이 있다. 이가경은 몇 초간의 영상물을 위해 수많은 이미지를 손수 제작한다. ‘Climbing Up!’ 전은 나무판 위를 계속 기어오르는 아이의 반복된 궤적을 담은 작품 제목에서 왔다. 오르고 또 오르지만 시지푸스와도 같은 도전은 계속될 뿐이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맞은편 벽에는 연필 드로잉이나 드라이포인트로 제작된 판화들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작업 과정 그자체가 공간적 단면들의 시간적 연속이다. 수없이 그어진 선들은 지하철이나 거리, 또는 사적 공간에서 반복되는 동작들을 담는다. 움직이는 대중 또는 개인의 궤적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흐릿하게 남는다. 작가가 일부러 남겨두었을 행위의 궤적들은 모상보다는 허상적 속성을 강조한다. 그것은 단순히 연속하는 현행적 반복이 아니라, 공존하는 잠재적 반복이다. 사람들이 이동한 궤적들은 가로로 긴 화면 위에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거대한 나무나 계단 같은 수직적 무대 위에서의 이동도 보인다. 좌우로 또는 위아래로 이동하는 끝없는 여정의 궤적들이 반복 속의 차이를 가늠하게 한다.
반복은 차이의 분화소이다.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말하듯이 차이는 두 반복 사이에 있다. 구획된 공간에서 한 여자가 쓰러질 듯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이 춤 같은 작품 [Dance, Dance, Dance]는 보다 복잡하고 어두운 선으로 가시화된다. 반복된 일상이 한 인간을 철저하게 고갈시킴으로서 생겨났을 이러한 엉켜버림, 그 파국적인 상황은 죽음과 깊이 공명한다. 작가는 일상의 반복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주시하며, 죽음처럼 공전(公轉)하는 반복에서 차이를 포괄하는 반복을 포착한다. 이를 통해 이가경은 단순히 삶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와 살기의 공통된 특징을 추출한다.
출전; 월간미술 4월호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맞은편 벽에는 연필 드로잉이나 드라이포인트로 제작된 판화들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작업 과정 그자체가 공간적 단면들의 시간적 연속이다. 수없이 그어진 선들은 지하철이나 거리, 또는 사적 공간에서 반복되는 동작들을 담는다. 움직이는 대중 또는 개인의 궤적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흐릿하게 남는다. 작가가 일부러 남겨두었을 행위의 궤적들은 모상보다는 허상적 속성을 강조한다. 그것은 단순히 연속하는 현행적 반복이 아니라, 공존하는 잠재적 반복이다. 사람들이 이동한 궤적들은 가로로 긴 화면 위에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거대한 나무나 계단 같은 수직적 무대 위에서의 이동도 보인다. 좌우로 또는 위아래로 이동하는 끝없는 여정의 궤적들이 반복 속의 차이를 가늠하게 한다.
반복은 차이의 분화소이다. 들뢰즈가 [차이와 반복]에서 말하듯이 차이는 두 반복 사이에 있다. 구획된 공간에서 한 여자가 쓰러질 듯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이 춤 같은 작품 [Dance, Dance, Dance]는 보다 복잡하고 어두운 선으로 가시화된다. 반복된 일상이 한 인간을 철저하게 고갈시킴으로서 생겨났을 이러한 엉켜버림, 그 파국적인 상황은 죽음과 깊이 공명한다. 작가는 일상의 반복을 받아들이고 끝까지 주시하며, 죽음처럼 공전(公轉)하는 반복에서 차이를 포괄하는 반복을 포착한다. 이를 통해 이가경은 단순히 삶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기와 살기의 공통된 특징을 추출한다.
출전; 월간미술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