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 여주, 실개천과 만나는 개울의 모래사장과 남한강변의 미루나무 사이를 놀이터 삼던 유년시절의 아름다운 풍경들은 내게 유쾌한 지리적 상상력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산과 들이 함께하는 여주평야는 여름엔 초록빛으로 겨울엔 황토 빛으로 가득해 사람들의 눈빛을 순하게 하며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데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성장하고, 결혼하여 아내를 맞이하고, 사랑하고 위하며 살아가는 것, 어린 아이들의 부모가 되는 것, 우리들에게 그것들은 분명 특권인 것 같습니다. 8살 된 아들 아이를 바라보면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때론 그리움이 눈물이 될 때도 있지만 즐겁고 유쾌한 이미지로 나의 그림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의 생각 속에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꿈 속에 우리와 우리의 어르신들의 흔적이 없다면 우리는 어디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자라나는 자녀들에게서 삶의 원동력을 찾고 있지 못하다면 어떤 꿈이 우리를 이끌까요? 우리 세계 연한 저편의 나라는 그리 멀리 있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이웃)과 함께 하는 우리의 작은 이야기들이 우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무한하지 못한 인생 가운데 오로지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사람과 그 가운데 사랑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웃음소리 가득한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오늘도 우리 곁에서 밤하늘의 별들처럼 빛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