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림의 ‘화가의 딸’ 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을 차용한 것과 사진, 드로잉과 추상회화 등이다. 그 자체가 화가의 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작품들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와 모성을 연결시킨다. 여기에서 모성은 고정된 기표가 아니라, 붙잡을 수 없는 실재의 역동적 과정과 밀접하다. 신비 또는 잔혹과 연결될 수 있는 초현실주의적인 변형(metamorphosis)의 과정은 형상의 유무와 관계없이 관철된다. 관객은 색조와 형태, 스케일의 차이 속에서도 변형의 출발이 되는 참조대상을 찾아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 [신부의 의상](1939)이다. 원작은 붉은 모피를 두르고 새의 탈을 쓴 중세 회화에 나옴직한 기이한 몸의 비례를 가진 여성이 거울이나 부러진 창 같은 상징적 도상과 함께 등장한다. 미술사가들은 이 수수께끼의 여성을 당시 에른스트의 연인이었던 캐링턴, 또는 죽은 여동생이라고 추측한다. 그 누구이든, 새로의 분장, 또는 새의 의인화는 연인에서 신부로, 또는 삶에서 죽음으로의 전이를 매개하는 여성의 존재를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