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쌓인 눈 속으로 나귀 타고 가는 시인의 이미지가 조선시대 내내 거듭 그려졌다. 추위 속에 홀로 가는 시인의 가련한 모습에 맨발로 주춤대는 시동의 이야기가 더해진 그림. 여름이고 겨울이고 이 그림을 펼쳐놓고, 옛 분들은 춥고 궁핍한 마음이 되고자 했다.# 죽은 시…
고연희
칼럼 외부칼럼
2013. 02.
겨우내 쌓인 눈 속으로 나귀 타고 가는 시인의 이미지가 조선시대 내내 거듭 그려졌다. 추위 속에 홀로 가는 시인의 가련한 모습에 맨발로 주춤대는 시동의 이야기가 더해진 그림. 여름이고 겨울이고 이 그림을 펼쳐놓고, 옛 분들은 춥고 궁핍한 마음이 되고자 했다.# 죽은 시…
고연희
열폭 병풍 화폭마다 아이들이 뛰어논다. 동물놀이, 장군놀이, 꽃놀이, 물놀이 등 여러 가지 게임으로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칠 새가 없다. 우리 집에 아이들이 한 백 명쯤 태어나서 모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길, 나의 자손들이 무궁하게 번창하길 꿈꾸는 그림이다.아이…
고연희
그림을 보니, 대숲에 홀로 앉아 금(琴)을 연주한다. 혹은 줄도 없는 금을 안고 앉았다. 제왕과 성현도 즐겨 연주한 금. 옛 그림들 속에서 금을 연주한 인물들은 누구이며, 옛 그림 속 연주에는 어떤 선율이 울렸을까. 그 선율의 테마는 무엇이었을까.‘금(琴)’이라는 현악…
고연희
2013. 01.
고려시대 공민왕(1330~1374)의 그림이라는 거작 한 폭이 일본에 있다.낡은 비단 위 청록안료에 금가루가 가미된 화려한 고화다.잘 지어진 건물과 높이 자란 소나무 아래 문사들이 바둑에 몰두하고 있다.그림제목은 ‘위기도(圍碁圖·바둑 두다)’. 바둑 두는 인물은 누구이…
고연희
눈 내리면 문득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러나 눈 때문에 오히려 외출이 쉽지 않다. 눈길에도 마다 않고 찾아가는 발길이라면 그 마음의 천진스러운 흥취와 벗에 대한 정감이 남다름을 뜻한다. 눈길을 갔다거나 눈 속에 기다렸다는 그 모습이 옛 시와 옛 그림의 한 테마였다…
고연희
[2013 조선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부문 당선작]공예의 시선과 소통, 그리고 현재-김세린Ⅰ. 시작하며: 시선과 소통, 공예의 필수 요소우리는 스스로가 편견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엄청난 편견 속에서 많은 판단을 하지요. 눈에 보이는 것에 영향을 많이 받으니까요. -…
김세린
학 같은 마음을 바라노라그가 학을 풀어 주었다. 학은 날아오르더니 다시 그에게로 되돌아왔다. 학과 교감을 나누었던 옛이야기의 주인공이 한둘이 아니며, 그 이야기를 그린 옛 그림이 많이 전한다. 세상 사람들의 찬사를 받기보다 자연 속 한 마리 학과 마음을 나눈 인격이 더…
고연희
어느 철학자는 시간을 발견한 것이야말로 인류의 최대 업적이라 한다. 시간의 발견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존재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그동안 잊고 지내다가도 새해가 되면 시간의 존재, 시간의 매듭에 대해 생각해본다. 흐르는 강물처럼 지나가는 시간을 막고 나눌…
김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