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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택

박영택

서울 출생

인명사전 바로가기 : www.daljin.com/author/688 미술평론가 박영택(b.1963)은 [얼굴이 말하다, 마음산책(2010)], [예술가의 작업실(2012)]을 저술하였고 아시아프 총감독(2010)을 역임하였으며,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연관도서: 수집 미학 : 한 미술평론가가 듣는 사물들의 은밀한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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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밑에 위치한 동네에 살았던 겸재 정선이 그 자신의 후반 생애의 생활 모습을 그린 이른바 자화경(自畵景)인 <인곡유거도(仁谷幽居圖)>를 즐겨 꺼내 본다. 오른쪽 하단의 귀퉁이에 자그마하게 위치한 꼽패집의 모서리방에서 도포 차림의 겸재가 서재에서, 자신의 서책이 쌓인 곁에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수목이 골마다 우거진 뒷산이 펼쳐져 있고 앞마당에 큰 버드나무와 오동나무 등 기타 잡수들이 서 있으며, 한여름의 무성한 기운을 듬뿍 드러내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엉을 얹은 토담이 둘러쳐져 자연스레 만든 후원, 초가지붕의 일각문(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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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망자와 동행하던 꼭두

 나무로 만들어진 형상이라는 뜻의 나무 꼭두는 상여에 장식된 것을 지칭하는데 사람이나 여러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세상의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저 세상과 연결된 꼭두는 망자를 매장하러 가는 그 고독한 여정에 동행한다. 그곳까지의 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

(7)청노새 목에서 짤랑대던 그 말방울

 1980년대 초반에 대학에 들어간 나는 암울하고 혹독한 시국 속에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교내 벤치에는 사복경찰들이 죽치고 앉아 있고 교정 밖에는 데모 진압대 버스와 전경들이 벽을 이루고 있었다. 최루탄 가스와 깨진 벽돌이 난무한 곳에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

(6)매혹적인 거멍쇠 가위

가위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두 개의 날을 맞닿도록 하여 옷감이나 종이, 머리털 따위를 자르거나 오리는데 쓰는 기구.” 하나 마나 한 소리가 사전에 적힌 개념어다. 그 차갑고 건조한 개념어를 대신해서 나를 구원해 주는 것은 실제 내 눈에 놓인, 내가 보고…

(5)골병 든 몸을 두들겨댄 작은 몽둥이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는 가끔 서울 우리 집에 올라오셔서 며칠씩 묵고 가시곤 했다. 장항선 완행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집까지 오는 그 길이 그분에게는 바람 쐬는 일이고 적조하고 무료한 시골 생활과 반복되는 노동으로부터의 일종의 도피이기도 했으리라. 외할아…

(4)휴대용 약통

약통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던 나는 많은 약을 먹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마도 여태 내 목숨이 붙어 있었던 내력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먹어댄 약으로 인해서였을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결핵성 늑막염으로 고생하다 폐를 다쳤고 그 후유증으로 감기와 잔기침을…

(3)순수하고 단호한 직선의 맛

줄무늬 떡살삼국시대 토기 잔 하나를 우연히 소유하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골동 수집(수집이라고 말하기는 겸연쩍지만)은 이후 다양한 품목으로 조금씩 확장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하면 좋은 게 너무 많고 마음에 드는 수많은 것들이 마구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돈이…

(2)노동의 도구, 연장들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한 서울풍물시장은 동묘에서 동대문 평화시장 뒤편으로 이어지는 꽤 긴 거리에 위치해있다. 일요일이 되면 원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고 그 앞에 노점, 좌판들이 죄다 펼쳐진다. 이른바 벼룩시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나는 어쩌다 이곳을 들린다. 내 관심…

(1)매미 형상을 한 작은 먹물 통

매미 형상의 휴대용 먹통좌) 닫혀있는 모습, 우) 열려있는 모습오래전 울산에 자리한 오순환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나는 정작 작품보다 곳곳에 자리한, 소박하면서도 놀라운 조형미를 두르며 빛나는 물건들에 시선을 빼앗겼다. 신라와 가야시대의 질그릇(손잡이가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