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제 : 땡땡展

2018.12.21-2019.04.03

@한가람디자인미술관


 

The comic strip is my only means of expression. What else can I do? Paint? You have to dedicate your life to that. And since I have but one life-one that's far from just begun-I must choose: painting or Tintin, it can't be both! I cannot be just a weekend painter. It's impossible!...

Herge to Numa sadoul, 1971


'유럽 만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벨기에의 국민 만화가 에르제는 1960년대 초, 그림을 배웠다. 그의 전시장 초입에서 그가 그렸던 회화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호기심 많은 여우'란 별명이 붙을 만큼 새로운 것과 세상에 긍정했던 그의 경향은 탐사기자를 직업으로 하는 그의 캐릭터 '땡땡'이 전 세계부터 달나라까지 여행하도록 만들었다.


 

1969년 인터뷰에서 2000년대에 만화가 문학이나 영화처럼 어엿한 표현 수단으로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하며 또 그러길 바랐다고 했다. 그에게 만화는 이미 아홉번째 예술이자, 틀 밖의 자유로운 표현도구였을지 모른다. 그가 갤러리를 찾고 사람들을 만나며 질문하고 경청하고 비교했고. 또 이렇게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으며 영향을 주고 받았음을 여러가지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환갑이 넘어 수집한 콜렉션도 보여준다. 나도 좋아하는 장 뒤뷔페의 작품이나 교과서에서나 봤던 루치오 폰타나의 작품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완성되진 못했지만 죽을때까지 그의 창작작업이 계속되었음을 보여주는 65점의 <땡땡과 알파-아트>스토리 보드 세트는 그의 이름 철자모양 HERGE 으로 배치되었다.


 


만화가의 전시이기에 그의 원화 작품들이 전시의 다수를 차지했는데, 스토리를 담아 전시 구성에 신경쓴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동일한 원화면의 스케치부터 채색 완성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아직도 살아있는 작가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도 불러일으켰다.


 

 
(왼쪽) 전망대 모델, 알란 레오니스, 스튜디오 에르제 컬렉션


평면의 작은 원화들로 지루해질 수 있는 틈을 타서 이런 시도들도 했다. 중간 중간 설치된 모형은 어떤 특정 장면이나 배경을 재현하기도 했고, 영상이나 이미지 라이트가 동선대로 가던 걸음을 멈추게도 했다. 전시공간의 모든 곳에서 사진 촬영이 가능했지만 이런 곳들에선 특히나 많은 사람들의 포토존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1934년 아뜰리에 에르제-광고가 출범하고 만들어진 작품들도 인상적이다. 에르제와 당시 그의 파트너 조제 드 로누아가 디자인한 포스터와 수많은 로고가 당시 얼마나 많은 주문이 밀려 들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수히 많은 전시물을 지나 마지막 방에는 1973년 에르제 스튜디오의 연하장에 삽입된 그림이 벽면 가득 채워졌다. 땡땡의 모험에는 350명 이상의 캐릭터가 존재하는데 아마 다 싣지는 못했겠지. 관객으로 하여금 캐릭터 중 하나처럼 피켓을 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주 전시장 밖에 다른 공간에는 그의 책들과 도록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한 쪽 벽면에는 영상을 틀어줬다. 많은 책이 있지는 않아 아쉬웠지만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하도록 비치해 둔 것이 맘에 들었다.


사진.글.효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