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크루거: FOREVER
2019.6.27-12.29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 거장 바바라 크루거 Barbara Kruger (b.1945)의 아시아 첫 개인전 《BARBARA KRUGER: FOREVER》를 6월 27일부터 12월 29일까지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용산에서의 신축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이 전시에선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바바라 크루거의 주요 작품을 총망라했다. 40여 년간 다양한 작업 유형과 일관되고 독창적인 작업 양식을 견지해 온 작가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총 44점을 4개의 전시실과 '아카이브룸'으로 구성했다.




26일 기자간담회는 현문필 학예팀장의 인사말과 전시기획을 주도한 김경란 큐레이터의 전시 소개와 질의응답, 전시 관람으로 이어졌다.






최초 공개된 한글 설치 작품인 <무제(충분하면만족하라)>(2019)는 UCLA 미술사학과 권미원 학장이 한글화에 도움을 주었고, <무제(제발웃어제발울어)>(2019)는 전시공간을 둘러보던 중에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최초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바바라 크루거는 뉴욕주 시라큐스 대학과 파슨스 디자인 학교에서 보낸 짧은 학업동안 그에게 큰 영향을 끼친 다이안 아버스(Diane Arbus, 1923-1971)와 마빈 이스라엘(Marvin Israel,1924-1984)을 만나게 된다. 마빈 이스라엘을 통해 근무하게 된 콘데 나스트의 『마드무아젤』매거진에서 수석 디자이너로 10여 년간 일하며 대중매체가 가지는 상업적 미디어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70년대에는 패브릭 작업을 시도하다 1981년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기울어진 붉은 사각형에 흰 푸투라(FUTURA) 서체로 쓰여진 크루거 스타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작업에 사용된 사진을 직접 촬영하지 않고 기존의 사진아카이브 혹은 상업사진에서 차용하였으며 영화 음악 대중매체에 대해 오랫동안 리뷰해 온 사유를 대중매체에서 근무한 이력에 걸맞게 관람자에게 익숙한 '광고'적인 형태로 전달한다. 무의식적으로 통제해오는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해 체감하라는 메시지를 상업 미디어의 가독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설치작인 <포에버>(2017)는 독일 스프루스 마거스에서 처음 선보였던 작업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규모에 맞춰 감상할 수 있으며 속담, 관용적 표현들을 바탕으로 직접 작성한 문구가 사용된 예전 작업과 달리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조지 오웰의 『1984』에서 인용된 문구를 포함하고 있다.





건축에 많은 애정을 드러내 온 바바라 크루거는 1989년에 이미 대형공간을 활용한 작업을 선보인바 있으며, 이번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전시에선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의 건축 구조를 가벽 등으로 가리지 않고 그대로 활용했다 8개의 기둥을 그대로 노출한 두번째 대형전시실에서 바바라 크루거의 초기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일찍이 바바라 크루거는 페이스트업 시리즈를 콜라주와 구분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80년대의 디자인 현장은 현대엔 공기처럼 당연한 디지털 편집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현대미술의 콜라주와 유사해보이는 결과물은 물리적인 편집과정의 일부일 뿐 의도에 차이가 있음을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 상영되는 Art21의 영상물에선 작가의 육성으로 말하는 화업에 대한 진술을 들어볼 수 있다.

바바라 크루거의 시그니처적인 크루거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SUPREME'사가 'SUPREME Bitch'를 고소했던 사건에 대해 작가가 남긴 코멘트 내용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스프루스 마거스Spruth Magers와 포토막 Photomak,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개인 소장품 등을 함께 선보인다. 내년 국제 주요기관에서 대형전시를 앞둔 바바라 크루거의 주요작품을 올해 말까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앞서 관람할 수 있다. 







동시대 이슈에 대해 깨어있는 감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처럼 페미니즘이 사회이슈로 떠오른 2019년의 대한민국에서 바바라 크루거의 작업과 메세지를 너와 나의 관계, 사회의 부조리에 연결되는 큰 맥락에서 관람해보자.

무뎌진 비판의식을 흔들어 깨우고, 삶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경험을 통해 나 자신을 삶의 주체로 되돌려놓는 유의미한 질문과 해석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기획자의 기대 대로 세계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전시도록 라이브러리(apLAP)은 세련된 모습이었다.
다만 소장도서 검색은 온라인에선 어렵고 방문하여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해야 한다.



아모레퍼시픽 그룹 건축설계 관련 전시 코너



올라퍼 엘리아슨의 공공조형물





작성: 김영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