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흠 : 사탕그림

2021.6.8–7.23

필갤러리



갤러리 전경


이흠 작가의 사탕그림은 반짝인다. 언어 그대로 화면이 반짝이기도 하며 동시에 사탕이라는 매개체가 주는 달콤한 정서적 기쁨과 개인의 추억을 반짝이게 자극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며 동화적이기까지 하다. 화면은 형형색색의 막대사탕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까지 우리에게 선사한다. 



전시 전경


이흠 작가의 작업은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극사실주의적 표현과 추상적 표현이 혼용된 화면이다. 사탕의 윤기, 포장지의 투명한 성질, 사탕을 이루는 색상 등 이 모든 요소들을 작가는 극도로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앞선 요소들의 결합은 사탕이라는 구체적 대상을 제시한다. 그러나 동시에 매우 확대된 화면 혹은 녹아 흐르는 자유로운 형상은 추상으로 가는 탈각의 과정을 보여준다. 



Red sweets, oil on canvas, 145.5x97cm, 2021


그의 작업 <cakes>, <sweets candy> 시리즈들을 보면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표현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사탕이 갖고 있는 속성이 딱딱함, 윤기, 광택, 질감, 양감, 포장지의 투명성 등 대상의 형질을 그대로 화면으로 치환한다.



spread colour-02, oil on canvas, 145.5x97cm, 2021


반면 <Real Abstraction>시리즈를 보면 완전히 구상에서 벗어난 작업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앞선 시리즈들을 통해 대상이 사탕의 형질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으나, 만일 이러한 전제조건이 없다면 완전한 대상으로 인지하는 것은 불가할 것이다. 다시 말해, 흔히들 한 끗 차이라 하는데, 그의 작품들에서 만일 코팅된 질감, 광택적 요소, 원색의 색감 등 사탕이라는 외적 형질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하나라도 탈락된다면 우리는 그의 작품을 완전한 추상으로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그는 대상이 갖는 속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형상만 바꾸어 새로운 추상 표현을 제시한다.




Real+Avstraction_Rainbow_13, oil on canvas, 72.7x53cm, 2019




Real+Abstraction-16, oil on canvas, 65x50cm, 2021


앞서 언급한 두가지의 시리즈와 더불어 사탕을 소재로 이 둘을 혼합한 사실적 추상표현(Real Abstraction)을 확인할 수 있다. 사실적 추상표현주의는 극사실주의와 추상표현주의의 합성어로 한 화면안에 대상의 속성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흘러내리는 듯한 표현은 추상적 표현을 절실히 보여준다. 사실적 추상표현은 단어의 조합으로 본다면 매우 상반되는 개념이지만 작가만의 언어, 화법으로 이를 풀어냈다. 작가의 시점에서 풀어낸 관점은 <Real+Abstraction>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리즈는 사탕의 극사실적 표현과 추상적 표현을 함께 찾아볼 수 있는데, 대상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단서는 앞서 진행했던 사탕 시리즈에서 유추할 수 있다. <cake>, <sweets candy> 시리즈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사탕이라는 메인 대상이 점진적으로 추상 표현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유추하고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산수山水_11(Sweets landscape), oil on canvas, 130.3x97cm, 2021


또한 이번 전시에는 산수시리즈(Swweets landscape) 신작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작가의 산수시리즈는 앞선 <Real+Abstraction>시리즈에서 확인할 수 있던 작가만의 형식적 표현, 즉 사탕이 흘러내리는 형상을 도구로, 산수(landscape)의 형태를 재구성하여 화면에 선보였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사탕과 자연이라는 이질적이고 낯선 조합을 통하여 자연에 대한 자신의 색다른 관점을 선보인다 했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자신이 위치한 환경에서 기인한 다양한 감정들을 사탕과 산수라는 낯선 존재들의 조합을 통하여 존재에 관한 끊임없는 물음과 이에 답하기 위한 자기 수행적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는 작가가 사탕이라는 소재를 바라보고 이를 확장하여, 대상에 관한 작가의 인식과 스스로에 대한 물음들을 자신만의 화법으로의 변주하는지 목격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해당 전시는 오는 7월 23일까지 필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건형 twowaru@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