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민선 : Decoy
2021.9.9-11.6
페리지갤러리

페리지갤러리는 2021년 9월 9일 이해민선 개인전《Decoy》를 개최했다. 기자간담회는 당일 이루어졌는데, 이해민선 작가가 직접 참석하여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전시 소개 및 설명, 질의응답, 전시 투어 순으로 이루어졌다.
이해민선(b.1977-)은 대상을 마주하면서 애초에 설정된 목적과는 상관없이 자신에게 다가와 발견되는 의미들을 주목한다. 그리고 이를 주로 회화와 드로잉 그리고 설치 작업으로 보여주어 왔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야외》 (갤러리 소소, 2018), 《덩어리》 (플레이스 막, 2017), 《살갗의 무게》(합정지구, 2015),《물과 밥》(아마도 예술공간, 2013) 외 다수가 있으며,《BGA》(BGA 마루, 2021),《정직한 풍경》(교보아트스페이스, 2020),《사실 시체가 냄새를 풍기는 것은 장점이다》(아트스페이스 풀, 2019),《DMZ》(문화역서울 284, 2019),《얼굴로부터》(위켄드, 2018),《B컷 드로잉》(금호미술관, 2017),《25.7》(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17),《밤의 가장자리》(OCI미술관, 2016),《서울루나포토페스티벌》(이용재 건축사무소 외, 2015)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Decoy》(디코이)는 야생 오리를 유인하여 사냥하기 위해 연못에 띄어 놓는 가짜 미끼로, 어떤 대상을 보고 착각하게 만드는 유인체다. 디코이는 가까이에서 보면 사실 가짜라는 것이 금방 인식되지만 특별한 환경에 놓이거나 먼 곳에는 이를 식별해 내기가 어렵다. 이렇게 침묵하고 있는 동시에 무엇인가 ‘나’의 시선을 이끄는 대상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형태와 모양, 색, 동세와 같은 여러 요소를 통해 읽히게 된다. 작가의 이번 작업은 어떤 대상을 인식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과 그 대상을 나와 연관 지어 판단하고 연결해 다가가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Q.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작품은?
A. 작품 하나하나보다는 전체가 중요하고, <자화상을 그리다가>라는 작품이 전체를 잘 드러내고 있다.
Q. 작품 작업을 하면서 든 생각은?
A. 작품에 초월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피부를 가지고 ‘나’라는 물질성에 다가갔다. 그래서 작가로서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을 바라보는 경향이 다른 전시와 달랐다. 매번 그림을 그리면서 자화상을 그린 것은 대학교 때 과제로 그린 것 외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Decoy 전시회를 통해 자화상을 그리는 경험을 하게 되었고, 신기했다. 그리고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화상이라는 모방의 행위를 느낄 수 있었다.
Q. Decoy를 알게 된 계기는?
A. 예전에도 그림 작업을 할 때 저수지에 있는 스티로폼을 그린 적이 있는데, 그때는 스티로폼을 마치 오리의 형상과 같다고 생각하며 모서리 쪽에 떠다니는 스티로폼을 그려 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오래된 스티로폼이 아예 물에 젖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decoy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사냥에 쓰이는 용도인지도 몰랐고, 맘에 들어 해외 직구, 경매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후에 사냥에 사용되는 용도임을 알고 감탄하게 되었고, 작업의 방향에 decoy를 담게 되었다.
<자화상을 그리다가>, 2021, 면천 위에 아크릴릭, 45.5X45.5cm
Decoy를 모방한 작품을 그리면서 자화상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은 ‘나’라는 본질에 주목하여 작업을 했다. 그래서 처음에 자기 자신을 보면서 덩어리와 이목구비를 그리는 작업을 하다가 이후 ‘나’를 ‘물질’로 취급하며 작품에 임하게 되었다.

<저 덩어리>, 2021, 면혼방목에 아크릴릭, 130X135cm (좌측-아래 위치)
작품에는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화면이 비어 있다. 그 이유는 해야 되는 말 외에 덧붙여서 부연 설명하는 것은 작가의 성격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할 이야기만 그려 놓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주변부에 있을 법한 사물을 증명사진 찍듯이 정중앙에 정확하게 놓았고, 배경 질감은 아크릴로 그려 넣었다.
<바깥>, 2020, 면혼방목에 아크릴릭, 212.5X180cm
<돌이 되도록>, 2020-21, 면혼방목에 아크릴릭, 84X84cm
이해민선 개인전 《Decoy》는 2021년 9월 9일부터 11월 6일까지 페리지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승주 rami10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