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

2022.6.22 - 9.11

하이브 인사이트


<BEYOND THE SCENE>

2022.7.1-7.31

토탈뮤지엄



 “미술 전시회는 RM이 간 곳과 안 간 곳으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현해서 한 말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인 ‘아미(ARMY)’ 사이에서는 ‘RM 미술관 투어’가 생겼을 정도인데, 미술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RM이 전시에 다녀간 이후 방문객이 4배 가까이 늘었다고도 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 방탄소년단과 그들의 팬인 아미가 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문화예술계 특히 미술계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력을 하이브 인사이트에서 진행된 <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과 토탈뮤지엄에서 진행된 <Beyond The Scene>전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하이브 인사이트 <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



하이브 인사이트 입구


하이브 인사이트(HYBE INSIGHT)는 하이브 본사 사옥에 위치한 전시 공간으로 “음악으로 감동을 전하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며 삶의 변화를 만들어 간다”는 하이브의 지향점이 반영된 복합문화공간이다. 하이브의 아티스트와 팬이 음악을 매개로 만나는 공간이며 그들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지하 1층에서는 유명 아티스트와 하이브가 협업한 기획 전시와 그 밖에 다양한 콘셉트의 전시가 진행된다. 기획전시엔 하이브의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소재로 한 미술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며, 이 공간의 전시 콘셉트는 6개월 주기로 교체된다. 작년 하반기에는 일러스트레이터인 제임스 진이 방탄소년단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추상 그래피티 장르를 만들어가며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퓨추라와 방탄소년단이 협업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됐었다.



기획전시관 입구


 하이브의 핵심 콘텐츠인 ‘음악’에 맞춰 ‘소리’, ‘춤’, ‘스토리’라는 3개의 키워드를 활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하이브 인사이트 공간의 성격에 맞게, 현재 하이브 인사이트 기획전시관에선 톰 삭스의 붐박스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는 <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이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톰 삭스가 지난 20여 년간 발전시켜온 ‘붐박스(Boombox)’ 시리즈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총 13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HYBE INSIGHT’ 어플리케이션 화면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선 ‘HYBE INSIGHT’ 어플리케이션 설치가 필수이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기획전시 예매는 물론, 하이브 인사이트 공간과 기획전시의 오디오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하이브 인사이트 공간의 오디오 가이드는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등 하이브에 소속된 여러 아티스트들이 맡았으며, 이번 톰 삭스 전시의 가이드는 방탄소년단의 제이홉이 맡았다. 기획전시의 경우 현장에서 별도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으나, 전시 스태프에게 요청 시 일대일로 전시 해설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톰 삭스, <Big Pink>, 2022, 합판, 강철 철물, 혼합 매체, 198.12x304.8x76.2cm


 전시장에서 관람객의 시선을 바로 사로잡는 작품은 <Big Pink>이다. <Big Pink>는 라디오 붐박스를 제외한 이번에 전시된 모든 붐박스와 연결되어 있어 붐박스들의 관제탑 역할을 하는 작품으로, 2002년 ‘Nutsy’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어 다양한 버전으로 변형되고 있는 최근작이기도 하다. 톰 삭스 작가는 1952년 완공된 르 꼬르뷔지에의 집합 주거 프로젝트의 영향을 받아 수직, 수평의 단순한 직교 파사드 스타일의 붐 박스를 설계하였다.



톰 삭스, <Guru’s Yardstyle>, 1999, 혼합매체, 134.6x61x63.5cm



<Guru’s Yardstyle> 작품 세부

 

붐박스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인 <Guru”s Yardstyle>은 작가의 즉흥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파티에서 사용하려고 만든 붐박스로, 이동 가능한 카트 위에 턴테이블, 스피커, 엠프, 모래시계, 우산, 합판 등과 같은 다양한 재료를 설치하여 만든 작품이다.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작가가 작품 제작 당시 남긴 낙서와 손글씨 등 다양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이를 통해 작가의 재치와 즉흥성을 확인 가능하다.


전시장 내의 여러 붐박스에선 동시에 같은 노래들이 나오고 있는데, 관람객과 가장 가까이 있는 붐박스에서 음악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모든 붐박스가 세팅되었다. 붐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은 톰 삭스가 직접 고른 노래들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있지만 주로 아프리카 음악들로 플레이리스트가 꾸려져 있다. 플레이리스트의 시간은 총 24시간 정도라 모든 노래를 다 들을 순 없지만, 전시장을 천천히 돌아다니면서 붐박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유심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이브 인사이트 <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 전시정보

- 전시일정: 2022.06.22-2022.09.11

- 운영시간: 목요일, 일요일 19:00-21:00

*100% 사전예약제로 운영

- 기획전시 관람료: 12,000

- 문의: 하이브 인사이트 인터넷 사이트 https://hybeinsight.com/



토탈뮤지엄 <BEYOND THE SCENE>



토탈뮤지엄 입구


 ‘BTS 국제학술대회’는 BTS가 만들어내는 모든 사회 문화적인 현상들과 BTS가 던지는 메시지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학술대회로 2020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제학술대회이다. 토탈뮤지엄에서 7월 한달간 진행되었던 <Beyond The Scene> 전시는 ‘제 3회 BTS 국제학술대회’ 특별전으로 BTS의 노래와 활동을 7가지 키워드(정체성, 다양성, 기억, 연대, 일상, 환경, 미래)로 정리하여, 22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Beyond the Scene’은 예술작품 감상에 있어 “눈에 보이는 것, 그 너머의 이야기까지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동시에 방탄소년단의 영문 이니셜을 나타내기도 한다.



부지현, <루미니어스>

 

전시장에 입장하게 되면 제일 먼저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은 부지현 작가의 <루미니어스>이다. 오징어잡이 배의 집어등을 샹들리에처럼 연결한 이 작품은 유리창에 붙인 필름과 어우러져 방탄소년단의 상징색인 보라빛을 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빛에 빛을 더해 새로운 공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는 의미의 작품으로, 방탄소년단의 ’제로 어 클록’이라는 곡의 가사 “초침과 분침이 겹칠 때 세상은 아주 잠깐 숨을 참아”라는 가사처럼 관람객에게 빛이 겹쳐지는 공간에서 시간을 잠시 멈추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크립톤, <워블(Wobble)>


 보라색 커튼을 두른 1층 전시관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크립톤(황수경, 염인화)의 작품 <워블(Wobble)>이 설치되어 있다. 3D 퍼포머티브 장치와 회화, 조각 등으로 구성된 작품은 해수면 상승을 일으키는 달의 흔들림(워블) 현상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작품의 주제와,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달, 화면 앞에 늘어진 다양한 달 모양 조각들은 “달과 지구는 언제부터 이렇게 함께했던 건지/ 존재로도 빛나는 너/ 그 곁을 나 지켜도 될지”라는 ‘문(MOON)’의 가사를 떠올리게 한다.



문성식 작가의 작품들


중층에는 RM이 평소에 좋아하던 작가라고 밝힌 문성식 작가의 회화 14점이 나란히 걸려있다. RM이 지난해 공개한 자작곡인 ‘바이시클’의 커버를 작업한 문성식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은 캔버스에 유채와 연필로 그린 신작들을 선보였다.



전시장 벽면에 작품과 함께 배치되어 있는 방탄소년단 ‘봄날’ 가사


전시장 안의 다양한 작품들은 방탄소년단의 앨범과 노래 제목, 가사 등과 함께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다. 방탄소년단의 앨범과 노래 제목, 가사, 연설문, 인터뷰 기사 등이 <Beyond The Scene>에 전시된 작품들의 핵심적인 구성 요소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이브 인사이트 공간과 그곳에서 진행되는 기획전시를 통해 방탄소년단과 하이브가 미술계에서 새로운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방탄소년단의 팬인 아미들이 기획한 토탈뮤지엄의 <Beyond The Scene> 전시를 통해 방탄소년단을 매개로 모인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새로운 전시 문화와 소비 문화를 창조해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방탄소년단과 이들을 소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문화예술계와 미술계에 어떤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정세영 jsy989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