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2024.8.17. – 11. 3.

아트선재



작가 및 전시 소개하는 김선정 관장의 모습


아트선재센터는 2024년 8월 17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를 개최한다. 지난 16일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서도호 작가, 김선정 관장, 조희현 큐레이터 등의 전시 관계자들과 약 40명가량의 기자들이 참석하였다. 김선정 관장의 사회를 시작으로 작가 소개 및 간단하게 전시 설명을 하였고, 조희현 큐레이터와의 전시투어 그리고 서도호 작가와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다. 



조희현 큐레이터와의 전시 투어 현장


이번 전시는 서도호 작가가 지난 20년간 탐구해 본 공간, 기억, 움직임, 시간 등의 주제로 스페큘레이션이라는 개념으로 재구성한 전시이다. 즉,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을 사유의 전략으로 삼아 작가가 끊임없이 탐구해온 시간, 공간, 기억, 움직임의 주제를 재구성하며 대안 세계에서 가능한 것들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신작들을 확인해볼 수 있으며, 서도호의 삶과 세상에 관한 성찰, 불가능성에 대한 상상을 경험할 수 있다. 



1층 설치 전경


1층 더그라운드에서는 서도호의 다리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당신을 위한 완벽한 집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이 질문에 작가는 뉴욕과 서울을 태평양 위로 연결해서 그 중앙에 자신의 완벽한 집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하는 서도호의 두 번째 다리 프로젝트는 작가의 현재 거주지인 런던을 추가해 서울, 뉴욕, 런던 세 도시를 등거리로 연결한 지점에 ‘완벽한 집’을 설계하고, 그 집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과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사고 실험을 통해 작가는 다른 공간 사이를 이동하는 것의 의미를 질문하고, 기후 환경, 고립, 장벽, 다시 세워지는 국경을 포함한 사회적 문제들에 관한 잠재적인 대안을 실험한다. 



2층 전경


2층 스페이스1에서는 완벽하게 실현된 결과물로서 작품이 아니라 가설이나 다이어그램, 애니메이션, 모형, 글의 형태로 존재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며, 미완의 상태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작업 양상을 선보이고 있다. 작업 전반에는 서도호의 ‘완벽한 집’에 대한 개념적 탐구, 공공미술에 관한 생각과 태도, 공간 사이를 연결하고 움직이게 하는 통로 공간에 대한 오랜 관심이 유기적으로 섞이며 작품 간의 관계망을 만든다. 



<공인들>(2024) 키네틱 버전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서도호의 대표작인 <공인들>(1998)을 작가가 처음부터 구상했던 키네틱 버전으로 마침내 구현해 최초 공개한다. 고정적이고 장소특징적인 동상의 성질에 도전하는 키네틱 버전의 <공인들>(2024)은 동상을 받치고 있는 다수의 인물들이 동상대를 이동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3층 전경


3층 스페이스2에서는 서도호의 <동인아파트>(2022)와 <로빈 후드 가든, 울모어 스트리트, 런던 E140HG>(2018)를 순차 상영한다. 이 두 영상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공동 주택 단지를 카메라로 느리게 기록하고 재현함으로써 시간과 기억, 공간과 공동체의 의미를 탐구한다. 


그동안 서도호는 자신이 실제 거주했던 집이나 작업실 공간을 천으로 구현해 장소 특징적 미술의 이동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작업들이 관객들에게 서도호의 공간을 경험하게 한 것이라면,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는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서도호의 사유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서도호가 펼치는 사유의 여정을 따라 물리적 현실과 개념적 상상의 경계를 오가는 새로운 시각을 경험해보며, 나아가 교차하는 문화와 초국가적 삶의 조건, 지속 가능한 미래의 시공간을 유추하며 지구에 도래할 대안적 세계를 함께 구상해 보길 제안한다. 



질의응답 중인 서도호 작가



질의 응답

Q1. [김선정 관장] 저희 전시 제목이 사변적이라는 뜻을 가진 스페큘레이션인데요. 선생님 작업에서 사변적 사유의 작업을 하게 된 동기나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도호 작가: 일단 쉽게 풀어서 말씀을 드린다면 만약에라는 설정을 하고 생각을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생각을 해 나가는 작업 과정을 스페큘레이션이라는 영어로 제목을 붙였던 거고요. 제 작업 대부분이 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작업이 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잘 아시는 천으로 만든 건축물들 역시 똑같은 그런 과정을 거쳐서 작업이 전개되었어요. 그런데 이제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프로젝트들을 저만 가지고 있으면 관객분들은 영원히 모르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어떤 형식으로 시각화해서 같이 나눈다면 제가 보여드리는 설치 작품 사이에 빈 그 갭을 채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제 작품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더 쉽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스케치북에 담아뒀던 그런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Q2. [한겨레신문 노형석 기자] 지금 건축적 개념의 작업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는데, 무언가를 이제 다른 지역을 통해서 낯설게 구축하는 작업들이 향후에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이런 궁금증을 자연히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주민으로서의 어떤 불안정성 이런 것들을 얘기하고 계시지만 실제로 이 작업들이 궁긍적으로 지향하는 어떤 하나의 목적점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 부분들이 무엇인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서도호 작가: 굉장히 좋은 질문을 해 주셨는데 사실은 목적 자원이 없습니다. 다리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항상 다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이동이 가능한 어떤 작품들을 생각할 때는 어떤 종착역이나 목적지를 생각하지 않고 작업을 해요. 그러니까 건축이라는 그런 목적지를 설정을 해놓고 가는 과정에 일어나는 일들을 풀어 놓은 것이 다리 프로젝트인 거죠. 그래서 목적 자체가 없지만 모순적으로 서울과 북극을 잇는 다리를 지을 수 있다 그리고 돈만 있다면 그 안에다가 집을 지어야 되겠다 라는 어떤 강한 신념 자기 최면을 계속 걸면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다리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다른 스페큘레이션에 있는 프로젝트들도 다 그런 성격들이 좀 있습니다. 


Q3. [연합뉴스tv 서형석 기자] 우리나라에서 타지로 이주한 작가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는 걸로 보였는데, 이번 전시나 작품을 통해서 일반적인 우리 한국 사람들이 여기에 살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어떤 점을 느끼고 경험했으면 좋겠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도호 작가: 이주는 너무 빈번히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제 작품들의 대부분은 저의 자전적인 그런 성격이 많이 큽니다. 그래서 한국이건 외국이건 많은 분들이 제 작품에 대해서 공감을 하시는 것을 제가 경험하게 되는데 그게 한국 사람이라서 어떻고 외국 사람들이라서 특히 다르고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어떤 인종과 국가, 성별 등을 초월한 아주 기본적인 그런 정서를 건드리는 그런 코드가 작품에 조금 있지 않나 그런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조선일보 허윤희 기자의 사천왕사 작품에 대한 질문을 마지막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마쳤고, 서도호 작가는 아트선재센터와의 좋은 인연으로 두번째 전시를 이곳에서 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오랜만에 새로운 신작을 선보인 전시인만큼 많은 기자들이 참석하였고, 큰 관심과 열띤 현장 분위기를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 

심성연 tlatjddus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