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철웅

를를를: 침묵하는 시대

2024.10.16 - 10.30

pier contemporary 


  심철웅(b.1958)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장소와 문화의 정체성 및 역사적 데이터의 진실성 부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1945-1948년 미군정기 역사적 데이터 시각화 및 미술사 매체 교육을 통한 미술조형인식의 원천 진실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연구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통한 영상 이미지 작업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전시장 입구 


  전시장에 들어서면 '탁, 탁, 탁' 타자기 소리가 가장 선명하게 감각을 깨운다. 전시 작품 속에서 끊임 없이 반복되는 '를, 를, 를'에 대한 의미를 관람객은 생각하게 된다. 한국 근대기, 일제강점을 비롯한 시대의 억압 속에 발표되었던 시인 이상(1910-1937)의 <오감도>(1934)를 떠올릴 수도 있다.



심철웅, 〈를 를 를: 한글타자기 치기 연습〉, 2024



(가장 안쪽의 영상작업) 심철웅, 〈를 를 를: 를의 춤〉, 2024, 싱글채널 비디오, 10:29


  StyleGAN3 머신러닝을 통해 표현된 영상 작업은 기술 발전에 따른 창작 과정의 변화와 그 새로운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심철웅, 〈나무껍질 조각들의 솟음〉, 2019/2014, 죽은 오렌지 나무 껍질 등 혼합재료, 가변설치


  작가는 죽은 오렌지 나무의 껍질을 이용한 작품을 전시 한편에 설치했다. 작가 자신이 아끼던 오렌지 나무라고 한다. 나무의 피부인 나무껍질은 겉과 속을 경계 짓는 요소이기도 하다. 



심철웅, 〈를 를 를: 작업글〉, 2024, 싱글채널 비디오, 50:41


  타자기는 기계이지만 그 기계를 다루는 존재는 사람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기계는 쉽사리 오류를 범하지 않지만, 사람은 더 빈번하게 오류를 범한다. 영상 작업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타자음과 함께 영상 뒤편에서 존재할 작가의 존재이다.  



(오른쪽 작품) 심철웅, 〈를의 눈〉, 2024, 싱글채널 비디오, 10:29


  작가는 디지털 기술 발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작가 고유의 감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여진 회화와 설치, 타자기, 머신러닝 영상 작품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과 공명하며 관람객에게 초현실적 감각과 인식을 깨운다. 


@ pier contemporary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가길 18, 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