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 회화의 시작
2024.11.21-12.28
피비갤러리 PIBI GALLERY
참여작가: 샌정, 김정욱, 임순남, 김세은, 윤이도

피비갤러리는 2024년 11월 21일부터 12월 28일까지 ≪드로잉: 회화의 시작≫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드로잉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작업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선보이는 샌정, 김정욱, 임순남, 김세은, 윤이도 등 다섯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피비갤러리는 이번 전시 ≪드로잉: 회화의 시작≫을 통해 회화의 시작이자 가장 오래된 그리기로 존재하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작업하는 다섯 작가를 소개하고 이들이 펼치는 다양한 예술세계를 소개한다.

샌정 작가는 간결한 형태와 추상적인 붓터치, 절제된 색채를 통해 그리기의 행위와 회화의 본질을 탐구한다. 작가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 아름다움. 슬픔, 그리고 덧없음을 시대정신과 추상성 속에서 나타내고자 한다. 그가 그리는 한획, 한획은 자연 본연의 모습 또는 인간 정신성을 상징하며, 그 과정은 장엄함과 영원함을 추구하는 시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샌정은 캔버스 화면을 오랜 시간 관찰하며 자신의 회화적 태도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형상과 색보다 화면 뒤에 깔린 배경에 주목하며 회화적 태도와 정신성을 더욱 집약적으로 드러내는데, 이번 전시에서 작가의 사색적 표현을 잘 보여주는 종이에 연필과 오일파스텔을 사용한 신작 드로잉을 선보인다.

김정욱 작가는 인물을 통해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반짝이는 눈과 넓은 미간의 화면 속 인물은 외부 세계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모습으로, 인간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비현실적인 인물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람자로 하여금 현실과 초현실,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고민하게 만든다. 2015년경부터는 달과 같은 천체와 보다 구체화된 인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인간 현상에 관한 근원적 질문과 호기심을 토대로 인간과 영적 존재 사이의 관계, 초자연적 요소와의 연결성을 탐구해 오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2015년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소개한다.

임순남 작가는 인터넷 또는 SNS상에 떠도는 수많은 셀피(selfie) 사진을 가져와, 피상적으로 구현된 얼굴 이미지 속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감정에 집중한다. 인물의 표정, 움직임, 미세한 감정 등 얼굴 형상이나 표정을 관찰하고 상상하며, 색과 형태의 흐름, 섬세한 질감 등 물리적 특질을 탐구한다. 특히 다양한 얼굴에 담긴 내밀한 감정에 흥미를 느끼며, 이를 회화로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이 전시를 통해 다양한 색감의 붓 터치로 새로운 인물의 얼굴을 그린 신작과 처음 선보이는 여인의 전신상을 소개한다.

김세은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시각적 변화와 움직임을 회화의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신도시에서 자란 그는 계획된 시가지, 주거 지역, 토목 시설, 조경 공간 등을 관찰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구조에 주목한다. 특히, 공터나 터널, 다리와 같은 비어 있는 공간들은 큰 구조물의 주변을 채우고 서로 연결하면서 자투리 풍경을 형성하는데, 작가에게 이러한 자투리 공간은 조형적 상상을 자극하는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체가 공간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하는 것을 포착하고, 이를 새로운 회화 언어로 구축하는 시도를 지속해 오고 있다. 김세은은 이번 전시에서 선에서 출발해 면으로 확장된 도시의 구조적 형상을 표현하는 드로잉 신작을 발표한다.

윤이도 작가는 현실에 존재헀거나 존재하는 장소들을 바탕으로 일상의 내러티브를 전개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도시에서의 재개발이나 재건축 등 사건에 주목하며, 주변 인물들의 대화나 사물을 수집한다. 나아가 이를 기록하는 흑백의 그림을 통해 현대 사회 속 묻힌 장면과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표현한다. 나무 이쑤시개에 먹물을 묻혀 두터운 장지에 새겨나가는 노동집약적이고 수행적인 작업 과정은 주로 까만 밤의 배경 사이로 천천히 형태와 명암을 형성하며 일상의 풍경들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수많은 점과 선으로 화면을 채워 우리가 살고 있는 풍경을 그리는 윤이도 작가는 소품 연작과 신작으로 참여한다.
김동민 companion@daljin.com